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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건희’ 본격 개막한 이재용 ‘뉴 삼성’ 시대…산적한 ‘난제 극복’ 과제

‘포스트 이건희’ 본격 개막한 이재용 ‘뉴 삼성’ 시대…산적한 ‘난제 극복’ 과제

기사승인 2020. 10. 2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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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위기' 속 지배구조 개편 新 과제 떠올라
2건의 재판 동시 진행…사법리스크 '고조'
글로벌 '합종연횡'에 M&A 등 사업재편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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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시대가 활짝 열리길 바라는 게 고인의 마지막 생각이 아니셨을까 한다.”

26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를 찾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재계 거목을 떠나보낸 소회를 이렇게 말했다. 삼성을 글로벌 기업의 반열에 올려놓은 이건희 회장이 타계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게 됐지만, ‘뉴 삼성’의 미래를 짊어질 이 부회장의 어깨가 무거울 법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반도체 산업지형 재편, 사법리스크 등 실타래처럼 꼬인 ‘복합 위기’에 더해 상속과 지배구조 개편도 풀어야 할 새로운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 회장 별세를 계기로 새로운 삼성을 향한 변화에 속도를 내며 총수로서의 역할과 존재감을 더욱 키울 전망이다.

2014년 5월 이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실질적인 총수 역할을 해 온 이 부회장은 그간 ‘뉴 삼성’의 기틀을 다져왔다. 지난 5월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밝힌 ‘무노조 경영 폐기’ ‘경영권 승계 포기’ ‘시민사회 소통’을 약속하며 새로운 삼성을 일구겠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후 준법감시위원회를 가동하고 계열사별 단체교섭이 진행되는 등 전향적인 변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포스트 이건희’ 시대가 본격 개막했지만, 이 부회장 앞에 놓인 사법리스크와 상속·지배구조, 사업재편 등 과제는 만만치 않다. 당장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관련 재판,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 등 2건의 재판이 동시에 진행돼 향후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제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6일 재개된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의 경우 이르면 연내 선고가 예상돼 재판 결과에 따라 최악의 위기를 맞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회장이 남긴 지분 상속 문제도 총수 일가의 지배구조와 삼성의 사업구조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난제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지분율 4.18%), 삼성생명(20.76%), 삼성물산(2.88%) 등 주식가치가 18조원을 웃돌며 법정상속인들이 내야 할 상속세 규모만 1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재계와 전문가들은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기본 구조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삼성 계열사 중 지분을 처분해야 할 수 있다. 지분 매각 대상으로는 삼성생명이 거론된다.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한 글로벌 기업들의 ‘합종연횡’이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삼성이 멈춰섰던 ‘빅딜’에 다시 뛰어들지도 관심이다. 이 회장의 와병 이후 경영 전면에 나선 이 부회장은 2014년 한화와의 방산 빅딜, 2015년 롯데와의 화학 부문 빅딜을 단행하는 등 사업재편에 속도를 낸 바 있다. 2016년엔 하만 인수를 단행하며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나섰으나 이후 대규모 M&A는 부재하다.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차원에서 인공지능(AI)·6세대 이동통신(6G) 등 미래 신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M&A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그간 뉴 삼성의 밑그림을 그려온 만큼 이 회장 장례식이 끝난 이후 본격적으로 본인의 색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 부회장을 둘러싼 재판 등 변수도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용 시대가 본격 개막하게 되면서 재계의 관심은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여부에 쏠린다. 재계에서는 실질적 총수 역할을 6년 이상 지속해 오고 4대그룹 중 이 부회장만 ‘회장’ 타이틀을 달지 않은 만큼 격을 맞추는 차원에서 회장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본인의 의지와 사법리스크다. 이 부회장은 앞서 2017년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의 마지막 회장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부친인 이건희 회장은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별세한 지 20여 일 만에 회장직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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