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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숨가쁜 이틀’… 아시아나항공 인수·송현동 부지 매각

대한항공 ‘숨가쁜 이틀’… 아시아나항공 인수·송현동 부지 매각

기사승인 2020. 11. 2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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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25일 심문
가처분 인용시 매각 무산 위기 놓여
한진그룹 "무산시 항공산업 및 일자리 피해"
송현동 부지 매각 26일 일단락…가격합의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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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25일 아시아나항공 통합의 첫 분수령을 맞이한다.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가 제기한 한진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둘러싼 법원의 심문 절차가 개시되기 때문이다. 이번 소송은 국내 항공산업 재편과 경쟁력 제고의 첫 관문이자 최대 고비로 평가된다. 26일엔 유동성 확보를 위한 송현동 부지 매각의 최종 합의도 앞두고 있는 등 대한항공에게 ‘숨가쁜 이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24일 재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25일 KCGI가 한진칼을 상대로 제기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 결의에 대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의 첫 심문절차를 진행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KCGI는 앞서 지난 18일 한진칼의 50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대한 신주 발행을 무효로 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산은의 한진칼 유상증자 납입기일이 12월 2일인 것을 감안하면 이르면 이번주 판결이 날 가능성도 있다.

재계에서는 신주발행의 목적이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이 ‘항공업 재편을 위한 긴급 자금 조달’에 방점을 두면 한진칼의 손을 들어줄테지만, ‘경영권 방어 수단’이라는 KCGI측 주장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원이 KCGI의 손을 들어 가처분을 인용할 경우 산은→한진칼→대한항공으로 이어지는 자금 조달 계획이 시작부터 막히게 돼 아시아나항공 통합이 무산될 위기에 놓이게 된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으로서는 KCGI측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한진칼의 3자 배정 유상증자가 상법이 허용하는 예외 조항에 해당된다는 점을 적극 피력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백기사’라는 KCGI 측의 주장에 대해 조 회장의 경영권 보호 목적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현 계열주의 경영권 보호를 위해서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밝힌다”며 “한진칼에 대한 신규 투자가 구조 개편 작업의 전체적 지원·감독에 있어 기대되는 효용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현 경영진의 윤리경영과 건전경영을 감시하기 위해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사외이사 3인 지명권, 계열주 일가의 한진칼과 항공 관련 계열사 경영참여 금지 등 다각도의 강력한 견제장치를 마련하기도 했다.

한진그룹 역시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고 국내 항공산업의 장기적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는 시급성을 감안하면 산업은행에 대한 3자배정 유상증자가 법적 절차에 따른 가장 합리적인 자금 조달 방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진칼 정관에 따르면 긴급한 자금 조달, 사업상 중요한 자본제휴를 위해 주주 이외의 자에게 이사회 결의로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

KCGI 측이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제3자 유상증자가 불법이라고 주장하지만, 한창제지나 삼화페인트공업의 사례처럼 경영권 분쟁 중 3자배정 증자를 시도하던 기업이 자금조달이나 경영상 목적을 인정받아 최종 승소한 판례도 있다.

재계에서는 법원이 KCGI의 가처분을 인용하면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고 있다. 매각이 무산돼 또다시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관리 아래 들어가게 되면 회생 여부가 불투명해지는 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통한 국제 경쟁력 제고 구상도 흔들릴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한진그룹도 24일 입장문을 내고 “연말까지 아시아나항공에 자본확충이 되지 않을 경우 자본잠식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면허취소까지 발생하는 등 심각한 상황이다. 대규모 실업사태가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인수가 무산될 경우 그로 인한 항공산업의 피해, 일자리 문제 등의 책임은 모두 KCGI에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추진하다 서울시와 갈등을 빚었던 송현동 부지 매각은 26일 권익위 현장조정회의를 통해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지난 3월 대한항공 사유지인 송현동 땅을 공원화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양측 갈등이 본격화한 지 8개월 만이다. 다만 매각 가격에는 합의하지 못한 상태로 이후 감정평가 등을 거쳐 접점을 찾아갈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잠정 합의된 매각 방식은 서울시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송현동 땅을 확보하는 ‘제3자 매입’이 유력하다. LH가 대한항공의 송현동 땅을 매입하면 서울시가 이를 시유지와 맞바꾸는 방식이다. 맞교환 대상 부지로는 마포구 서부운전면허시험장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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