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국내 판매 지난해보다 86% '껑충'
고객경험중심 기술·서비스 혁신 성과
2025년까지 전동화 차량 비율 50%로
첫 전기차 '타이칸' 차기작 내년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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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사장은 21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포르쉐의 새 도약을 위한 핵심 과제로 ‘전동화’를 꼽았다. 세계 각국의 환경 규제 강화로 국내 자동차 산업이 격변기를 맞은 가운데 전동화 라인업 확대와 충전 인프라 구축을 추진해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겠다는 의미다. 그는 한국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큰 만큼 내년을 기점으로 신형 전기 스포츠카를 적극 투입하는 한편 투자 확대로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 수입차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 21년차 정통 ‘포르쉐맨’, 성장 원동력은 ‘팀워크’
독일 국적의 게어만 사장은 1997년 독일 튀빙겐대학교에서 법학 학사, 2000년 영국 배스대학교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으며 최고경영자(CEO)의 꿈을 키웠다. 대학 졸업 직후 31세의 나이에 포르쉐 AG에 입사한 그는 재무·관리 부서와 CEO 경영지원 부서에서 다년간 경험을 쌓으며 재무 및 경영 전문가로 성장했다. 2008년 포르쉐 영국 법인의 재무이사로 승진한 그는 그동안의 성과를 인정받아 2017년 포르쉐 디자인 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임명된 데 이어 지난해 포르쉐코리아 대표 겸 CEO에 올랐다.
이처럼 20년 넘게 포르쉐에 몸담아 온 게어만 사장은 정통 ‘포르쉐맨’으로 불린다. 특히 브랜드 파워가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믿는 그는 협업을 통한 팀워크가 발휘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그는 “재무와 경영지원 부서에서 적합한 인력을 채용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결국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영국 법인에서 근무할 때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는데, 당시 소속 팀과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교훈을 재차 얻었다”고 강조했다.
포르쉐코리아 사장으로 취임한 지 만 1년을 넘긴 게어만 사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 시장에서 많은 동기 부여를 얻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1년이라는 시간이 짧다고 느껴질 만큼 한국에서의 생활이 새로움의 연속일 정도로 역동적이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직원 간 소통을 중요시하는 그는 “한국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 기대를 뛰어넘는 만족감을 선사하기 위해 고객은 물론 직원과 딜러 파트너사, 다양한 업종의 비즈니스 관계자들과 만나 회의를 하고 소통하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개인적으로 등산과 여행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곤 한다. 게어만 사장은 “부임 전에도 해외 근무를 오랫동안 했지만, 한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다양한 면모를 가진 흥미로운 국가로 역사와 문화 등 모든 것이 여전히 궁금하고 배우는 것이 즐겁다”며 “한국에서 일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고 숙련된 팀원들로부터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 게어만 사장의 특명 ‘기술 혁신’, ‘서비스 차별화’
취임 2년 차에 접어든 게어만 사장이 포르쉐코리아의 성장을 위해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고객 경험’으로 요약된다. 포르쉐 브랜드에 대한 한국 고객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기술의 선제 도입과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 제공이 꼭 필요하다는 그의 판단에서다. 게어만 사장은 “포르쉐는 언제나 전통과 혁신을 동시에 기반으로 삼아온 브랜드로 트렌드보다는 브랜드 정체성을 중시한다”며 “911이 여러 세대에 걸쳐 포르쉐 디자인 언어의 기준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을 선보일 때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1년간 한국 고객의 니즈에 맞춘 신차 투입이 올해 포르쉐코리아의 성장을 이끈 원동력이 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포르쉐코리아는 신형 911 출시를 시작으로 카이엔 쿠페, 마칸 등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1~11월 누적 7082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85.7%라는 기록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이는 포르쉐코리아가 설립된 2014년 이후 사상 최대 실적으로 특히 포르쉐 브랜드에 대한 한국 고객의 높은 관심과 이해도가 뒷받침됐다는 게 그의 평가다.
게어만 사장은 “한국 고객처럼 자국의 대표 브랜드부터 다양한 수입차 브랜드까지 디자인과 기술 등 폭넓은 지식과 이해도를 기반으로 관심을 갖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장은 드물다”며 “코로나19 영향에도 수입차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점은 한국 고객이 얼마나 수입차에 매력을 느끼는지 알 수 있는 지표로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은 성장 잠재력이 큰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게어만 사장은 ‘기술 혁신’과 ‘서비스 차별화’를 키워드로 포르쉐코리아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한편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기업 시민으로서 책임을 다한다는 목표다. 2017년 ‘포르쉐 두드림’ 캠페인을 론칭한 포르쉐코리아는 현재 예체능 인재 아동 16명 장학금 지원, 실내체육관 6개교, 학교 숲 3개교 조성 등 두드림 캠페인에 총 11억4900만원의 기부금을 지원했다. 올해는 태양광 패널 및 숲 환경 조성을 통해 생산된 재생에너지로 저소득 지역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는 ‘포르쉐 드림 서클’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도 한국 사회에 진정으로 필요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며 “탄소 중립, 자원 선순환 등 브랜드가 추구하는 지속 가능성 가치와 연계한 CSR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내년에는 예산을 더 늘려 수혜 범위를 넓힌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 내년 ‘전동화’ 본격 가속…충전 인프라 지속 확대
게어만 사장은 포르쉐코리아의 성장세 지속은 물론 수입차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는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내년 전동화 전략 추진을 본격화하고 국내 전기차 시장 활성화의 필수 조건인 충전 인프라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포르쉐 AG는 2025년까지 모든 차량의 50%를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모델로 판매하고 이를 위해 2024년까지 150억 유로(약 20조1554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게어만 사장은 “글로벌의 경우 타이칸의 첫 번째 파생 모델인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를 내년 출시하고 2022년 말에는 마칸을 두 번째 순수 전기차로 선보일 계획”이라며 “한국에는 최근 출시된 타이칸을 시작으로 포르쉐 AG 전략에 따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중심의 차량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기차 판매에는 충전 인프라 확보가 중요하다”며 “이마트 성수, 양재 등 서울 및 경기 지역에 초급속 충전기 6대를 설치하고 광주, 부산, 대구 등 주요 도시에 4대를 설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포르쉐코리아에 따르면 초급속 충전기의 운영은 이달 타이칸 고객 인도와 함께 순차적으로 시작되며 완속 충전기의 경우 현재 70여대의 충전기가 가동 중으로 내년까지 171기로 확대된다.
게어만 사장은 유럽 중심의 환경 규제 강화 움직임과 그동안의 한국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변화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모든 산업은 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고 이제 혁신을 주도하는 주체가 자동차 제조사만은 아니다”라며 “미래를 규정할 트렌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변화에 대한 꾸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포르쉐는 기후 중립형 e-연료 개발을 포함한 브랜드의 전동화 전략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포르쉐는 첫 단계로 칠레산 e-연료 생산을 준비 중이며 모터 스포츠용 차량, 포르쉐 익스피리언스 센터 등이 포함된다.
한편 게어만 사장은 포르쉐코리아를 단순히 차를 판매하는 회사가 아닌 전통과 혁신, 강력한 퍼포먼스와 일상적 사용성 등 상반된 가치를 한 차에 담아내 전달하는 기업으로 한 단계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포르쉐의 본질은 스포츠카 브랜드”라며 “911부터 미래 스포츠카의 기준인 타이칸까지 앞으로도 한국 소비자들이 스포츠카를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포르쉐로 남아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