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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마피아, 독일서 조직적 인신매매 탄로

베트남 마피아, 독일서 조직적 인신매매 탄로

기사승인 2021. 01. 2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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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동수안센터
‘베트남 인신매매의 중심지’로 지목된 베를린 동쑤언 센터(Dong Xuan Center) 입구 /출처=서주령 하이델베르크 통신원
베트남 마피아가 독일에서 오랫동안 취업알선을 미끼로 인신매매를 해오다 덜미를 잡혔다. 독일 연방범죄수사청(BKA)은 베트남 인신매매 조직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베를린-브란덴부르크 방송 RBB 보도에 따르면 BAK는 18일(현지시간) “베를린이 베트남 범죄조직에게는 서유럽으로 인신매매를 하는 중요한 교통거점 역할을 하고 있으며, 미성년자 실종·밀입국과 강제 노동이 자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인신매매의 근거지로 베를린 동부 리히텐베르크에 위치한 동쑤언 센터를 지목했다.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시장 이름을 그대로 본 딴 동쑤언 센터는 200헥타르(ha) 규모의 대지 위에 베트남 식당과 상품, 네일·마사지샵, 미용실 등이 가득한 대형 도매시장이다.

독일 연방경찰은 이날 폴란드와 독일 국경 근처에서 소형 승합차 사고를 포착했고, 사고 차량 안에서 독일로 밀입국을 시도하던 베트남인 12명을 체포했다. 쭝(Chung)이라는 이름의 15살 소년은 조사 과정에서 부모가 모두 숨진 후 베트남에서 혼자 병을 주워 생계를 이어가던 중 “새 인생을 살 수 있는 독일로 보내주겠다”며 접근한 남자를 통해 밀입국했다고 실토했다. 증언에 의하면 베트남 인신매매 조직은 러시아와 발트해 연안 국가를 경유해 폴란드로 밀입국한 후 바르샤바에 있는 지하 비밀장소에 밀입국자들을 가둬두고 적은 임금으로 노동을 착취한다. 이후 밀입국자들이 1인당 각 400유로(약 54만원)을 낼 수 있게 되면 현지 조직원을 통해 소형 승합차를 빌려 타고 베를린~벨기에~네덜란드~프랑스로 향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독일 베를린에서는 동쑤언 센터가 주요 거점 역할을 한다. 마르쿠스 파우 연방 범죄통제청장은 “베트남 인신매매조직은 전문적이며 계급이 나뉘어 정교하게 조직화된, 마치 다국적 거대기업 같다”고 말했다.

불법 이민을 위해 유럽으로 밀입국하는 데 드는 비용은 최소 1만~1만5000유로(약 1300~2000만 원)이다. 현지에 도착한 이들은 다시 불법 노동을 통해 2만 유로(약 2700만 원) 선의 추가 비용을 지불하기도 한다. 유럽에 도착해 몇 년 만 고생하면 고향의 가족들이 땅과 집을 살 수 있다는 ‘유러피안 드림’을 꿈꾸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카스텐 모리츠 BKA 수사관은 “대부분의 젊은 베트남인은 희망을 가지고 유럽으로 들어오지만 일단 이곳에 도착하면 최악의 상황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며 마사지·네일샵, 식당이나 도축장·대마초 농장은 물론 마약 밀수에도 동원된다”고 전했다. 미성년자를 포함한 베트남 여성들은 성매매에 동원되고 13~14세 사이 소녀 매춘부들이 적발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인권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은 비유럽국가 중 가장 많은 인신매매 피해 국가다. 2019년 적발된 인신매매 사례 중 베트남인은 약 900명으로 이 가운데 절반이 미성년자다.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가간 이동이 제한됐던 2020년 처음 3분기 동안에도 500여 명의 베트남인 피해자가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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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영국에서 39명이 사망한 컨테이너 사건에서 자신의 아들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오열하고 있는 피해자 아버지의 모습./제공=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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