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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배터리 전쟁 2라운드 돌입…SK협상안 탄력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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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1. 02. 18. 06:00

배상금보다 시너지 효과 방안에 초점
분리막을 살펴보는 SKIET직원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자회사 SKIET가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배상안 협상에서 유력한 카드로 등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전쟁’이 이제 2라운드로 돌입했다. 지난 11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최종판결에서 LG의 승리로 일단락지은 후 K배터리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양사의 빠른 합의만이 최선이라는 의견에 힘이 모아지며 합의안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현금 배상안보다는 서로의 사업에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이 떠오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올 상반기 상장을 앞두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자회사 SKIET의 지분 일부를 LG에너지솔루션에 내주는 보상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장착한 현대자동차 코나 전기차(EV)에 이어 최근 전기버스에서도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며 화재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받고 있는 분리막 해결안을 위해서라도 양사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배터리분리막은 양극재와 음극재가 직접 맞닿는 것을 차단해 화재 원인이 되는 단락을 막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부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주로 일본 도레이와 중국 상해은첩 등으로부터 분리막을 공급받아 주요 전기차에 공급하고 있다. SKIET의 물량은 10% 정도다.

당초 LG화학은 SKIET의 최대 고객이었으나 2011년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분리막 기술 관련 특허 소송을 진행하며 관계가 틀어졌다.

지금껏 SKIET의 분리막을 사용한 SK이노베이션 배터리에서 단 한번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은 만큼 LG가 이번 협상안을 받아들이면 자연스럽게 SKIET의 분리막을 사용할 수 있는 명분도 세울 수 있다.

또한 LG가 당초 주장해왔던 ‘3조원’ 배상안이 다소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번 합의에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자금 확보안으로 유력한 페루 광산 매각이 페루 정부의 승인 지연으로 막혀 있고,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인 2조5688억원의 영업손실도 냈다. 배터리 사업에서 아직 흑자전환도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3조원 배상금 지급은 사실상 합의를 포기하게 만드는 막다른 골목으로 모는 상황이다. 세계적인 2차 전지 회사 빅5 가운데 3개 기업이 국내기업일 정도로 현재 미래 기술로 각광받는 2차전지를 보호육성하는 차원에서라도 양사의 빠른 합의는 절실하다.

재계에서는 몰아붙이기 보다는 상생을 위해서 ‘숨구멍’은 틔워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1위 기업으로서 대범한 자세로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산업 전반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그나마 글로벌 시장을 이끌고 있는 K배터리 발전을 위해서다. 총수 4년 차에 접어든 구광모 LG 회장이 40대 젊은 총수다운 유연한 사고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다. ITC의 승리로 이미 자존심은 챙긴 LG이기 때문이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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