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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LG에너지 협상에 ‘분리막’ 카드 부각…왜?

SK이노-LG에너지 협상에 ‘분리막’ 카드 부각…왜?

기사승인 2021. 02.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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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배터리 물밑협상 본격화
SKIET, 2차전지 핵심소재 생산
LG제품 탑재 전기차 잇단 화재로
안정성 논란…기술 보완대책 시급
협상에 유연한 접근 취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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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 간 난항을 겪고 있는 영업비밀 침해 배상금 협상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이 요구한 3조원 대신 상장을 앞둔 SK아이이테크놀러지(SKIET) 지분을 합의금으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K배터리 발전을 위한 국익 차원에서 상대를 막다른 코너에 몰아넣기 보다 서로의 사업적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히고 있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분리막’ 카드가 양사 간 합의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17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 측에 연내 상장할 SKIET의 지분을 합의금으로 지급하겠다는 협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SKIET는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이 소재사업을 물적분할해 설립됐으며,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 사업을 하고 있다. SKIET 지분 카드가 이번 협상에서 부각되는 이유는 바로 이 ‘분리막’ 때문이다.

분리막은 2차전지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핵심소재 중 하나다. 분리막은 2차전지에서 플러스(+)전하를 띤 Li+(리튬 양이온)만 넘어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배터리가 본연의 역할을 하게 만드는 필터이자, 과전류를 방지해주는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분리막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음극과 양극이 서로 닿으면서 과전류로 열이 발생,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 일종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자동차 코나EV와 전기버스에서 최근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면서 분리막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현재 중국 상해은첩이나 일본 도레이 등 해외에서 분리막을 공급받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SKIET의 지분을 확보해 자체 공급한다면 나쁘지 않은 제안이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SKIET의 분리막을 사용하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한 적이 없는 점으로 비춰볼 때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의 화재 원인이 해외산 배터리셀 분리막의 결함에 있다는 가설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협상에서 LG가 SK의 제안을 수용하는 것이 사업적으로도 ‘윈윈(win-win)’할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19일로 예상되는 국토교통부의 코나EV 리콜 방안 발표를 앞두고 현대차 내부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의 안전성 논란을 우려하며 SK이노베이션 배터리로 교체하는 ‘플랜B’를 검토 중이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도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확한 리콜 비용이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완성차 값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이 2000만원 선인 만큼 단순 추산만으로 2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배터리셀 결함이 화재의 주요 원인인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이 리콜 비용의 3분의 2 수준을 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역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는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도 지난해 11월 리콜 결정을 하면서 “LG화학(현재는 분사해서 LG에너지솔루션)이 한국 오창에서 생산한 고전압배터리를 탑재한 쉐보레 볼트 EV가 완충될 경우 화재 위험이 발생한다”고 발표한 만큼 화재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막대한 충당금뿐 아니라 향후 소비자들의 집단소송 우려, 완성차 업체들의 구상권 청구 등 리스크도 커졌다.

지분 확보를 통해 현재까지는 안전성이 보장된 SKIET의 분리막을 활용함으로써 LG에너지솔루션도 배터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당장의 실익보다는 향후 LG에너지솔루션의 사업적인 이익 측면에서도 SKIET의 지분 확보는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SK로서도 LG가 SKIET의 지분 제안을 수용할 경우 거액의 배상금에 대한 재무부담을 덜 수 있고, 배터리 사업 불확실성도 탈피할 수 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아직까지 SKIET 지분 카드가 특별히 매력적인 카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지분이든 현금합의든 어떤 방식으로든 보상 총액이 자사의 요구에 상응하고 합리적이어야 합의에 이를 수 있다”며 “1위 배터리기업인 자사가 SKIET의 분리막을 쓰면 오히려 SKIET의 매출과 기업가치만 높여주는 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사고의 원인에 대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분리막은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다”고 단정지으며 “또한 분리막 필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코팅기술을 통해 안전하게 사용하므로 SK의 제안은 우리로서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협상테이블이 완전히 닫혀 있지는 않다. 양사 모두 ‘합의’가 최선의 방안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 측에서 유연한 태도만 보인다면 합의는 급물살을 탈 수 있다. SK가 던진 카드를 LG가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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