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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의 마음, 詩로 읽고 寫眞으로 보다! <성종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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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일 기자

승인 : 2021. 03. 21. 05:43

성종
부채꼴 선형의 기와지붕이 아름다운 창덕궁 관람정.
<성종>
2.瀟湘八景 여덟 군데 아름다운 경치
宛轉山橫翠 말간 햇살을 품은 산이 온통 비췻빛으로 물들고
?微雨弄晴 소소히 내리던 비는 서서히 걷히네
羅紈輕掩暎 산등성이에 놀던 흰 비단 구름은 바람에 춤추고
巖樹乍分明 빗방울 흠뻑 젖은 바위와 나무들은 색이 선명하다네
日薄前村影 구름 속에 숨은 햇빛이 엷어서 마을은 그림자에 덮이고
溪喧何處聲 시끄러운 개울물 소리 어디에서 나는가
隔林知有屋 숲 건너편에 집 한 채 있는 줄 알겠으니
鷄?午時鳴 정오 무렵엔 닭들이 목청껏 울기 시작하겠지
성종
관람정은 1820년 제작된 동궐도에는 기록되지 않았다.
<해설>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오른 소년 왕, 성종은 그 묘호가 의미하듯이 25년 1개월 동안 훌륭한 업적을 많이 이뤘고, 조선을 안정적 기반 위에 올려놓은 군왕이다. 물론 조선왕조 사상 최초로 자신의 아내였던 제헌황후(연산군 생모, 윤씨)를 폐비시켰다는 오점도 있지만, 특유의 성실함을 토대로 학문과 예술을 발전시킨 군왕이다.
1485년, 할아버지 세조 때부터 편찬을 시작한 《경국대전》을 완성함으로써 조선을 법치국가로 만드는 데 일조하였고, 《동국여지승람》, 《동국통감》, 《동문선》, 《오례의》, 《악학궤범》 등을 펴내 조선전기의 문화와 예술을 정리하였다. 그 결과 성종은 새로운 나라를 창업한 태조 이후 조선왕조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반과 체제를 완성하였다.
이 시는 《열성어제》에 실린 소상팔경 중 한 수이다. 성종은 소상팔경에 대해 오언율시 2수씩 모두 16수를 지었는데, 그중 첫수가 바로 이 작품이다. 시의 내용을 보면, 군왕이라기보다는 시인처럼 감수성이 풍부했음을 알 수 있다. 한 폭의 한국화를 보듯 성종의 상상력이 절제된 언어와 정제된 마음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비구름과 안개가 서서히 걷히자 모든 만물이 저마다 싱그러운 모습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였고, 구름을 ‘흰 비단’이라고 비유할 만큼 시인으로서의 섬세한 감수성이 아주 적절하게 묘사되었다. 글/사진 이태훈. 에디터 박성일기자 rnopark99@asiatoday.co.kr
박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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