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LG전자, 결국 모바일 사업 철수…영광의 초콜릿폰부터 윙까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10405010002653

글자크기

닫기

정단비 기자

승인 : 2021. 04. 05. 18:30

1995년 화통 브랜드로 사업 시작
초콜릿폰으로 2000만대 신화에도
스마트폰시장 늦은 대응에 내리막
LG폰
“G6 이후 품질에 대한 고객의 인식은 많이 개선됐지만 고객 관점에서 보면 LG폰의 정체성이 불명확하고 제품 차별성이 미흡했던 점을 반성한다. 고객 가치를 높이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2019년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장을 맡았을 당시 LG폰에 대해 내놓은 평가다. MC사업의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끝내 이루지 못하고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은 26년 만에 철수라는 결론을 맞게 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은 1995년 화통이라는 브랜드와 함께 본격화 됐다. 이후 프리웨이, 싸이언 등을 출시하며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서 인기를 누렸다.

LG전자는 과거 1000만대 이상 판매되는 텐밀리언셀러폰이 연이어 탄생하며 2008년 무렵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모토로라를 누르고 노키아, 삼성전자에 이은 3위를 차지했던 적도 있다. LG전자의 모바일 사업이 가장 잘 나가던때는 피처폰 시대였다. LG전자는 2005년 초콜릿폰을 시작으로 샤인폰, 프라다폰, 뷰티폰, 쿠키폰 등을 연달아 히트시켰다. 초콜릿폰은 2000만대 판매라는 기록을 세웠다. 명품브랜드 프라다와 합작해 선보인 프라다폰은 당시 88만원이라는 고가임에도 인기를 끌며 100만대나 판매되기도 했다.

그러다 2007년 모바일 시장은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는다. 애플에서 아이폰이라는 스마트폰을 출시한 것이다. 이는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을 게임처인저가 등장한 순간이었다. 발빠르게 따라가던 삼성전자와는 달리 피처폰으로 승승장구하던 LG전자는 이러한 변화를 감지하지 못했다. 특히 남용 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당시 맥킨지로부터 받은 컨설팅 결과에 따라 스마트폰으로의 전환이나 연구개발보다는 마케팅 강화에 집중하면서 휴대전화 사업이 기울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 삼성전자는 2008년 T옴니아로 스마트폰 시장에 첫발을 내딛고 연이어 갤럭시 시리즈로 시장에 빠르게 대응해 나갔다. LG전자도 2009년 보급형 스마트폰인 인사이트를 출시했다. 하지만 이때조차도 이보다는 인기가수인 빅뱅과 2NE1을 광고 모델로 앞세운 롤리팝폰을 선보이는 등 피처폰에 주력했다. 결국 피처폰의 영광이 독이 되고만 것이다.
g시리즈
물론 이후에도 재도약 기회는 있었다. 오너일가인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2010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특히 스마트폰 중심의 휴대폰 사업에서 LG의 위상은 불과 1년 전의 성과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 손으로 LG전자의 명예를 반드시 되찾자”고 강조했다. 이때부터 구본준 고문은 옵티머스 라인을 선보이며 스마트폰 시장에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당시 LG그룹 회장이던 구본무 회장까지 나섰고 그의 지시로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LG그룹 관계사들이 모두 참여해 만든 일명 구본무폰인 ‘옵티머스 G’가 탄생하기도 했다. 이어 옵티머스를 뗀 ‘G’ 브랜드를 내놓았고 2014년 선보인 G3는 1000만대 판매고를 올리며 영광을 되찾는듯 했다.

그러나 G3에 후속작으로 내놓았던 G4, G5, V10, V20 등은 기술적인 결함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는 계기가 됐다. G4의 경우 가죽케이스라는 새로운 시도를 했으나 발열 문제가 발생했다. 곧이어 세계 최초 모듈형 스마트폰인 G5로 재도전했지만 유격현상이 일어나면서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또한 G4, G5, V10, V20 등은 무한부팅 논란을 겪기도 했다.

작년에는 가성비를 내세운 매스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벨벳과 화면을 돌려 사용하는 T자형태의 새로운 폼팩터(외형) 윙을 출시하며 재도약을 노렸지만 끝내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LG전자가 선택과 집중을 위해 휴대폰 사업을 접게 되면서 더 이상 ‘LG폰’은 볼 수 없게 됐다.

정단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