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8인치 파운드리 콕 찝어 1조+알파 지원안 내놔
DB하이텍, 반도체 산업에 우호적 환경 조성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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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반도체에만 2030년까지 171조원을 투입하는 삼성전자와 오롯한 비교는 어렵지만, 정부가 내놓은 ‘K-반도체 전략’에 적극적인 투자로 화답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이천·청주공장과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에 오는 2035년까지 230조원을 투자한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1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K-반도체전략 행사에서 “이천·청주 공장에 오는 2030년까지 1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오는 2025년 설립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10년간 12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시설과 생태계 구축에 230조원대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고려해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현재의 두 배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8인치 파운드리 사업에 투자해 국내 시스템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들의 개발과 양산은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기업에 모바일, 가전, 차량 등 반도체 제품 공급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사업 육성은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에서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반도체의 비중이 2%에 불과하다. ‘메모리반도체 기업’이라고 불러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메모리반도체는 업황에 따라 이익이 롤러코스터를 탄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파운드리는 대형 고객사로부터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사업은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담당하고 있다. 청주 사업장에 파운드리 설비 공간이 일부 남아있긴 하지만, 두배가량 생산능력을 키우려면 M&A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지난해 매출은 7030억원대로 같은 8인치 파운드리 기업을 운영하는 DB하이텍(9359억원)보다 밀린다.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생산능력을 현재의 두배가량 늘리면 1조원을 웃도는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K-반도체 전략의 금융지원 방안에 ‘8인치 파운드리 증설’이 명시되면서 DB하이텍이 설비투자 결단을 내릴지도 주목된다.
DB하이텍은 8인치 웨이퍼로 아날로그 반도체를 만드는데, 올 연말까지 주문량이 1분기에 마감됐을 정도로 공장을 풀가동 중이다. DB하이텍의 지난해 월평균 생산능력은 12만9000~13만장이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정부의 반도체산업 지원안으로 투자를 위한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된 것은 맞다”면서도 “투자와 관련된 내용은 확인된 바가 없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정부는 8인치 파운드리 증설, 소부장 및 첨단 패키징 시설 투자 지원에 1조원을 웃도는 규모의 ‘반도체 등 설비투자 특별자금’을 신설 운영한다. 조익노 산업부 반도체디스플레이과 과장은 “8인치 파운드리 기업들은 대부분 중견·중소업체들로 생산량을 늘리려면 수천억원, 1조원의 자금이 필요해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한다”며 “파운드리 뿐만 아니라 후공정과 소재, 장비 업체들도 중견 규모가 금융 지원안을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