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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기업 살려 몸값 급등…산은 이동걸式 ‘구조조정 매직’

위기기업 살려 몸값 급등…산은 이동걸式 ‘구조조정 매직’

기사승인 2021. 05. 17.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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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출자 기업들 가치 올라
1분기 순익 1조4000억 달성
공적자금 회수 등도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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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이 올해 1분기 국내 은행의 전년 대비 순이익 증가분의 7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적자 수천억원을 냈던 산업은행은 올해 1분기 1조원을 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산은의 이번 성과는 영업을 통한 수익이 아닌 비경상적 이익으로 달성한 것이라 관심이 쏠린다.

순익 증가 배경에는 산은의 막대한 공적자금 투입으로 물먹는 하마 신세였던 기업들의 몸값이 뛰어오른 것이 큰 작용을 미쳤다. 취임 당시만 해도 구조조정을 위한 ‘저승사자’ 역할을 자처했던 이동걸 산은 회장이 재임 기간 적시 매각과 신속한 자금 지원 등을 통해 기업의 수익성을 확보한 결과다. 이에 이동걸 회장의 구조조정 매직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17일 발표한 ‘2021년 1분기 국내 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산은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4000억원이다. 전년 동기 4000억원 적자에서 1조8000억원이나 증가한 수치다. 산은 활약 덕에 국내 은행 19곳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조3000억원 늘어난 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산은을 제외하면 5000억원 증가에 그친다. 사실상 국내 은행권의 수익성을 산은이 이끈 것이다.

이같은 깜짝 실적은 산은이 관리하는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높아져 평가이익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산은의 비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9000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HMM의 주가 상승에 따른 전환사채 평가이익 증가 영향이 컸다. HMM은 산은이 11.94%(올해 3월 말 기준)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2011년부터 적자 상태로 내몰렸던 HMM은 산은의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사업 재기 기회를 마련, 지난해 영업이익 9808억원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HMM의 주가는 이날 기준 4만2850원으로 1년 전(3760원)과 비교해 1040% 급등했다.

산은은 해양진흥공사와 함께 HMM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자금지원뿐만 아니라 경영관리단을 직접 파견하는 등의 적극적인 노력을 펼쳤다. 특히 이동걸 회장은 HMM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하고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해 강단 있는 행보를 이어왔다.

산은의 영업외이익도 1년 새 1조2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1분기 대우조선해양 주가 급락으로 손상차손 9000억원을 냈지만, 올해 1분기에는 평가이익(500억원)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주가는 이날 기준 1년 만에 121% 상승했다. 산은의 대우조선해양 지분율은 55.7%로, 현재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산은은 1997년 외환사태 이후 자본잠식에 빠진 대우조선해양을 회생시키기 위해 2000년부터 관리를 시작, 약 7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매각도 수차례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이동걸 회장이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고 나서야 20년 만에 매각을 진행할 수 있었다.

2017년 9월 취임한 그는 임기 중 굵직한 구조조정 과제들을 매끄럽게 해결해왔다. 지지부진하던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을 성공시켰고 골칫덩어리였던 한국GM 문제도 노조와 경영진 설득 합의를 끌어내며 GM의 한국 시장 철수를 막았다. 동부제철 구조조정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최근 시장의 관심사는 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HMM의 전환사채에 대한 매각 여부다. 발행 금액은 3000억원 규모로 산은이 전액 보유하고 있다. HMM 몸값이 오른 만큼 산은이 자금 회수에 나설 적기라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산은은 매각에 대해 선을 그었다. 산은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내부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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