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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도요타서 ‘직장 내 괴롭힘’ 철퇴, 4년 만에 직접 머리 숙인 사장

日도요타서 ‘직장 내 괴롭힘’ 철퇴, 4년 만에 직접 머리 숙인 사장

기사승인 2021. 06. 0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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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일본 자동차 업체 토요타의 토요타 아키오 사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직원의 사망 원인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것임을 정식을 인정하고 유족에게 직접 사과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대표 자동차기업인 도요타 사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직원의 사망 원인을 ‘직장 내 괴롭힘’ 때문이라고 인정하고 유족에게 직접 머리를 숙였다. 재발 방지를 위해 도요타는 인성 중심의 인사평가를 도입하는 등 사내 풍토를 개선하기로 했다.

7일 일본 마이니치·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앞선 4월 도요타를 이끄는 도요타 아키오 사장은 극단 선택을 한 직원의 유족을 직접 찾아가 사죄하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약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7년 사고가 발생한 지 약 4년 만에 이뤄진 일이다.

해당 직원은 지방대학을 졸업하고 도쿄대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2015년 도요타에 입사한 그는 평소 상사로부터 “학력 세탁을 했다”, “죽는 것이 낫다” 등의 폭언과 인신공격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참다못한 그는 2016년 3개월 휴직을 신청하고 병원에서 적응장애 진단을 받았다. 이후 복직해 다른 부서로 이동했지만 가해자인 상사와 가까운 자리에 배정 받아 회사의 대응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그는 결국 이듬해 삶을 마감했다.

유족 측은 직장 내 괴롭힘이 적응장애의 원인이었다고 주장하며 2019년 3월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당초 인과관계를 부정하던 도요타 측은 후생노동성 산하 감독기관에서 산재를 인정하자 태도를 바꿨다.

오랜 기다림 끝에 화해 내용을 담은 합의서에 서명하게 된 유족 측은 사장을 향해 “7만4000명의 사원을 거느린 도요타가 이런 종이 한 장으로 바뀔 수 있겠냐”고 질책하기도 했다. 토요타 사장은 “아드님을 잊지 않고 재발방지를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며 “최종 책임자인 사장이 책임지고 토요타를 변화시켜 나가겠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토요타 측은 직원 사망과 관련해 사측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인정하고 유족 측에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유족은 도요타 사장의 사죄와 재발방치대책 약속, 보상금 수령을 조건으로 소송은 진행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을 대표하는 거대 기업에서 사내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직장 내 괴롭힘이 일어났다는 점을 꼬집었다. 도요타 사장 주도로 이뤄지는 이번 재발방지책에 익명 신고를 접수하는 상담 창구 신설이 포함된 배경이다. 또 인사평가의 기준을 성과 중심에서 인성 중심으로 바꾸고 약 1만여명 임원 및 간부에 대해 부하들이 매기는 ‘360도 앙케이트’를 도입하기로 했다.

일본은 직장 내 괴롭힘을 뜻하는 ‘파와하라(힘의 ’파워<power>‘와 괴롭힘의 ’허래스먼트<harassment>‘를 합친 용어)’가 신조어로 등장할 만큼 사내 괴롭힘이 주요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16년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에 의하면 ‘지난 3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는 비율은 32.5%에 달했다. 약 3명 중 1명꼴로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것이다. 또 30.1%가 직장 내 괴롭힘을 목격했거나 이야기를 들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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