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준석 “‘경선 버스’ 출발 전에 유력주자들 입당할 것”

저와 이재명·윤석열 공통점은
‘할 말은 하는 타입’이라는 것
보신주의, 시대정신에 뒤쳐져
보수진영도 승리방정식 습득
전통적 지지층에 청년 품어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국회 본청 국민의힘 당대표실에서 열린 아시아투데이와의 단독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이병화 기자photolbh@

여야의 차기 대선주자로 선호도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당 전당대회에서 신드롬을 일으키며 당선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 대표는 셋의 공통점으로 ‘할 말은 하는 타입’이라는 점을 꼽았다. 국민들은 보신주의에 빠지거나 이슈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는 못하는 정치인에게 가차 없이 등을 돌린다.

이른바 ‘이준석 현상’을 불러일으키며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는 이 대표는 22일 국회 본청 국민의힘 당대표실에서 열린 아시아투데이와의 단독인터뷰에서도 각종 현안과 관련한 민감한 질문에 주저 없이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대부분 야권 대권주자들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합류할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그는 또 엘리트주의와 젠더 갈등 조장에 관한 비판에 대해서도 과도한 ‘프레임 씌우기’라며 적극 해명했다. 특히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칠 때 대선과 지방 선거에서 승리해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연 대표로 기억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이병화 기자photolbh@

-당대표 경선에서 언제쯤 승리를 확신했나.

“대구 연설에서 대구·경북(TK) 지지에 대한 확신이 섰을 때 승리를 예감했다.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유세를 했을 때 나에 대한 지지를 강하게 느꼈다.”

-스스로 ‘이준석 현상’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보수진영이 승리 방정식을 습득했다. 결국 전통적 보수 지지층에 젊은 세대를 얹어야 승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인지한 것이다. 이 전략을 바탕으로 대선도 치를 계획이다.”

-지난 21일 청와대가 ‘1996년생’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청년비서관에 선임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민주당의 젊은 정치인 육성에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여권이 젊은 정치인의 입지를 높이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젊은 사람들의 이슈를 다룰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2030세대의 이슈에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대표의 경우 생물학적 청년세대이지, 취업·주거·결혼·출산 등 젊은 세대의 고민과는 거리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저는 ‘청년다움’처럼 요구되는 자질에는 완강히 거부한다. 젊은 사람들도 메인스트림을 다룰 수 있어야 하고, 청년세대에게 중요한 이슈를 다루는 것도 중요하다. 또 외교·안보 등 각종 현안에 젊은 사람들의 관점을 투영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 발언 논란이 있는 한기호 사무총장 선임은 서진정책에 역행하는 것 아닌가.

“저는 한기호 총장의 과거 발언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 한 총장은 대선을 공명정대하게 관리할 인물로 추천받았고,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해명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무총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메시지보다 직무에 충실하겠다’는 한 총장의 말씀을 신뢰하고 임명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이병화 기자photolbh@

-윤석열 전 총장이 ‘대변인 사퇴’ ‘X파일’ 등 악재를 맞았다.

“당내 많은 인사들이 윤 전 총장을 범야권 대선후보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해서 우리 당에 입당을 하지 않은 인사에 대해 선제적인 조치를 하기는 쉽지 않다. X파일의 경우도 만약 우리 당원의 문제라면 해당 문건을 전달 받아 윤리위원회에서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또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당이 문건을 입수해도 윤 전 총장이 당원이 아니기 때문에 대응할 조직이 없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을 두고 시간을 끄는 것 같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으로 본다. 대선은 정당 조직이나 노하우 없이 치르기 어렵다. 대한민국에서 제3지대 주자가 끝까지 완주한 경우는 없다. 정주영·정몽준·안철수 등은 완주한 이력이 있지만, 이들은 자금력이 있었다. 현실 정치는 여의도 정치를 이해해야만 가능한데 윤 전 총장은 미흡한 모습이 더러 보인다.

윤 전 총장이 고독한 결단을 내리기 전에 재촉할 필요도 없고 배척할 필요도 없다. 그가 옳은 판단을 내리기를 기대한다.”

-권영세 의원을 대외협력위원장에 선임한 것은 윤 전 총장, 최재형 감사원장과 채널 구축을 위해서인가.

“고려하지 않았다. 권영세 의원은 기획과 소통에 능해 대선주자를 영입하는 아주 어려운 과제를 무리없이 수행할 수 있는 분으로, 특정 인맥 때문에 선임한 것이 아니다. 권 의원은 촉각을 세우고 외부 주자와 접촉하고 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대권주자로서 어떻게 평가하는가.

“퇴임 이후 적극적으로 어젠다 이슈를 다루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 김 전 부총리가 출마한다면 훌륭한 후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의당과의 합당도 과제다. ‘원칙 있는 합당‘ ’중도실용‘에 동의하는가.

“우리 당이 보수를 기반으로 중도로 확정할 수 있는 당이라고 생각한다. 중도 표심이 중요한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후보가 50% 후반대의 지지를 얻은 것도 중도층에 호소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 대표가 무엇을 우려하는 지 알고 있다. 확장성에 대해 걱정할 필요없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이병화 기자photolbh@

-대선 경선 버스 정시에 출발하나.

“‘정시 출발’은 시점을 특정하는 것은 아니다. 룰에 따라 경선이 진행되는 것은 변함없다. 만약 특정 주자를 위한다면, 우리가 영입할 수 있는 후보가 줄어 들기 때문에 공정하게 진행하려고 한다.”

-당밖 주자가 합류하지 않으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후 단일화 과정이 필요할 것 같은데.

“미리 얘기하고 싶지 않고, 크게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 대부분 야권 주자들이 (경선 일정) 안에는 합류할 것으로 본다.”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시대정신으로 ‘공정’을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최근 여야 대선주자 1위는 윤 전 총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이고, 당대표로 선출된 저까지 포함하면, 셋의 공통점은 의원 경험이 없고 ‘할 말은 하는 타입’이라는 점이다. 앞으로 보신주의에 빠지거나 이슈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는 못하는 사람들은 시대정신에 뒤쳐진다고 생각한다.”

-능력주의, 젠더 갈등 등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저에 대해 ‘능력주의’라고 말하는 것은 공직자 자격시험 공약 때문이다. 이는 ‘줄세우기’가 아닌 최소 역량을 평가하는 자격시험이다. ‘엘리트주위’와는 관련 없다. 많은 분들이 저를 여성 혐오자라고 하지만, 이준석의 여성혐오 발언을 가져오라고 하면 가져오지 못한다. 과도한 프레임 씌우기이다.”

-어떤 당대표로 기억되고 싶나.

“대선과 지선을 이겨서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연 대표로 기억되고 싶다. 기본적으로 당의 체질이 바꼈으면 좋겠다. 보수가 자율경쟁을 통해 진짜 보수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당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