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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바쁜 현대重… 길어지는 노사갈등에 ‘골머리’

갈길 바쁜 현대重… 길어지는 노사갈등에 ‘골머리’

기사승인 2021. 06.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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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단협 3년째 표류… 노조, 전면 파업 예고
하반기 IPO 앞두고 몸값 하락 우려도
현대重 “파업 참여 인원 적어 생산차질 미미”
현대중공업 본사 전경. 출처=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본사 전경./제공=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경쟁력 확보와 기업 가치 제고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을 맞고 있는 가운데, 노동조합이 전면 파업에 나서기로 하면서 갈 길 바쁜 현대중공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다음 달 6일부터 9일까지 4일간 매일 8시간씩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 지난해 1월 현 노조 집행부가 출범한 이후 첫 전면파업이다. 그간 노조는 근무 중 부분파업을 5차례 진행한 바 있지만 전면 파업은 자제해왔다.

임금 및 단체협약이 3년째 타결되지 않으면서 투쟁 수위를 높이기로 한 것으로 관측된다. 2019년과 2020년 잠정합의안이 올해 4월 2일 2차 부결된 후 두 달을 넘겨서도 교섭이 재개되지 않으면서다. 당시 노조 조합원 대부분은 지난해 기본급이 동결된 점을 들어 합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노사 간극이 메워지지 않으면서 현대중공업의 올해 교섭 시작 시기 또한 가늠할 수 없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3년치 임단협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앞서 이달 4일 현대중공업 노조는 임금 12만304원을 인상을 포함한 올해 임금협상안을 마련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임단협이 단기간에 마무리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여름휴가 전까지 2년치 교섭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지만 회사는 현재 상황에서 노조 요구안을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파업이 현대중공업이 추진 중인 하반기 IPO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월 IPO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전체 지분의 20% 규모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최대 1조원을 조달한다는 구상이었다. 이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친환경 미래 선박 개발, 생산설비 구축 등에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빠르면 오는 8월 중 모든 상장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파업이 지속될 경우 생산 차질로 이어져 위약금 등을 물어야 할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형조선소의 경우 전면파업으로 하루 수십억원 규모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다. 수익성 악화는 기업가치 제고에 걸림돌이다.

IPO와 관련해 현대중공업의 기업가치는 6조원 내외로 추산된다. 발표 당시에는 과도하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멈췄던 선박 발주가 쏟아져 나오는 데다 친환경 규제로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기업가치가 더 뛸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갈 길이 바쁜 현대중공업 입장에서 노사 갈등으로 인한 리스크는 몸값을 낮출 수 있는 변수인 셈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파업 참가 인원이 많지 않고 대부분 정상 조업하는 추세인 만큼 생산에 큰 차질이 빚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노사는 임단협과 관련한 실무 협의를 지속 진행하면서 대화재개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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