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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케이뱅크 주식 증정 마케팅 알고보니

[취재후일담] 케이뱅크 주식 증정 마케팅 알고보니

기사승인 2021. 07.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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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영(경제부)
국민 10명 중 3명이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식투자 열풍은 고객 모시기에 한창인 금융회사들의 좋은 마케팅 수단이 되고 있죠. 인터넷전문은행도 이 쏠쏠한 고객 유치전에 참전하고 있습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NH투자증권은 주식증정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케이뱅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NH투자증권 계좌를 개설하면 케이뱅크 주식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입니다. 100주, 50주, 10주 증정에 각 1500여 명을 비롯해 총 153만여 명이 최소 1주 이상의 케이뱅크 주식을 받게 됩니다.

이 주식은 케이뱅크가 새로 발행한 의결권이 없는 전환주식입니다. ‘무의결권 전환주’는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지만 보통주 전환 전까지는 의결권이 없고, 우선주와 달리 배당도 보장되지 않습니다. 케이뱅크는 지난 9일 신주를 NH투자증권에 배정하는 안건을 의결했습니다. 주당 발행가는 6500원으로, 총 200억원 상당입니다.

이 이벤트에서 흥미로운 점은 케이뱅크가 상장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기업공개(IPO)가 임박한 회사도 아닙니다. 증정받은 주식을 당장 현금화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현금화하기 위해서는 2023년까지는 기다려야 합니다. 케이뱅크가 직접적으로 IPO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2023년까지 IPO를 하지 못하면 최대 주주인 비씨카드가 재무적 투자자(FI)의 지분을 매입해야 하기 때문에 2023년에 IPO가 완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당장 현금화하기 힘든 주식을 경품으로 걸고 케이뱅크가 이벤트를 실시한 것은 카카오뱅크의 IPO에 대한 관심과 공모주 시장의 흥행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토스증권은 주식 증정 이벤트로 240만명의 고객을 유치했고, 주식 1주를 증정하는 하나금융투자의 ‘주식도시락’은 행사 시작 하루 만에 완판되기도 했죠.

이번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케이뱅크 계좌도 필요한 만큼 회사 입장에서도 고객 유치에 긍정적인 마케팅일 겁니다. 다만 이용자들의 입장에서 유용한 마케팅일지는 물음표가 붙습니다. 당장 현금화할 수 없는 주식을 보유하기 위해 쓸데없이 계좌만 늘리는 것이 아닐지 우려됩니다. 이벤트 참여는 소비자의 선택이겠지만, 인터넷전문은행 1호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선 보여주기식보다 실속 있는 마케팅을 통한 고객 확보가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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