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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박삼구 손잡은 정의선의 승부수, 독일까 득일까

[마켓파워] 박삼구 손잡은 정의선의 승부수, 독일까 득일까

기사승인 2021. 07.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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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익스프레스 3자배정 증자
현대차 90억, 기악 60억씩 투자
스마트 모빌리티사업 확장 포석
'코로나 타격' 고속버스시장 위축
금호 실적부진 지속 땐 경영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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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수소 모빌리티’ 사업 강화를 위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과 손을 잡았다. 계열사인 금호익스프레스가 진행하는 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현대차와 기아가 참여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이 국내 운송기업에 지분을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자 후 현대차그룹의 금호익스프레스 지분율은 12%로 늘어나게 된다. 이번 지분 확보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운송서비스업으로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는 분석이다. 제조업을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와 연결된다.

현대차그룹이 금호익스프레스 주주로 올라서게 되면 수소버스의 공급 확대가 기대된다. 특히 운송서비스업 관련 경험과 노하우를 얻게 되면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전환 과정에서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모그룹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금호리조트 등을 매각하면서 위축된 상황인 데다, 고속버스 사업에 한계가 있는 만큼 시너지를 어떻게 창출할지가 관건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금호익스프레스가 진행하는 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제 3자배정증자로 진행되는 이번 유자에 현대차가 90억원, 기아가 60억원을 각각 투입할 예정이다.

금호익스프레스는 금호고속이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지난해 10월 금호고속에서 고속사업부문이 물적분할된 곳이다.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금호고속은 박 전 회장이 지분 45.43%를 보유하고 있으며, 장남 박세창 금호건설 사장(28.57%), 장녀 박세진 금호익스프레스 상무(2.35%) 등 오너일가가 지분을 보유했다. 오너일가의 지배 아래에 놓였던 셈인데, 이번 증자로 현대차(7%)와 기아(5%)의 지분이 늘어나게 된다.

금호익스프레스는 고속버스 시장에서는 업계 1위 사업자다. 금호익스프레스의 지난해 말 기준 고속버스 보유대수는 581대로 전체 시장의 33.4%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2, 3위인 동양고속(18.1%), 중앙고속(17.0%)과의 격차도 큰 편이다.

현대차그룹이 금호익스프레스와 손을 잡기로 결정한 이유다. 이번 지분 투자를 계기로 금호익스프레스는 현대차그룹의 수소버스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익스프레스가 현대차그룹의 수소버스로 모두 전환하게 되면 고속버스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수소버스의 점유율이 30%를 웃돌게 된다.

동시에 금호익스프레스의 차고지 등을 활용해 수소 충전 인프라를 구축할 전망이다. 수소 충전소를 설치할 별도 부지를 찾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금호익스프레스가 수소버스와 수소충전소를 도입하게 될 경우 현대차그룹은 손쉽게 국내 수소버스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는 분석이다. 다만 도입 시점은 구체화되지 않았다. 금호익스프레스 관계자는 “수소버스와 수소 충전소 도입을 검토 중이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운송업 관련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특히 정 회장이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정 회장은 지난 5월 P4G 서울 정상회의 특별세션에서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제작사에서 도심항공교통(UAM), 로봇, 수소트램 등 다양한 이동 수단을 제공하는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자로 거듭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소차의 경우 승용차보다 대형차인 트럭이나 버스 등에 유리한 부분이 있다”며 “수소버스 사업을 강화할 수 있고, 고속버스를 넘어 현대차가 가고자 하는 모빌리티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지분 투자에) 큰 의미가 있다기 보다, 모빌리티와 수소사업으로의 확장 시도를 하고 있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로 고속버스 시장이 위축돼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점으로 꼽힌다. 금호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0월 금호고속에서 분할된 이후 3개월간 매출액 642억원, 영업적자 155억원을 각각 기록한 바 있다. 금호고속의 고속사업부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16년 1542억원, 2017년 3769억원, 2018년 3945억원, 2019년 4097억원, 2020년 2656억원 등이다. 지난해 금호익스프레스의 매출을 합해도 3298억원 수준이어서, 전년 대비 2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소강되지 않고 있어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모회사인 금호고속의 지원도 기대하기 쉽지 않다. 금호고속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 97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533억원) 대비 82% 감소한 수준이다. 앞서 금호익스프레스는 분할 이후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160억원 규모의 사모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 이때는 금호고속이 전량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유상증자에는 금호고속이 참여하지 않았는데, 실적 악화가 원인으로 해석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버스 관련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차원”이라며 “수소버스는 충전 인프라가 중요하기 때문에 버스 운영사와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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