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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외교 ‘힘겨루기’… 톈진 회담서도 ‘평행선’ 관측

미·중 외교 ‘힘겨루기’… 톈진 회담서도 ‘평행선’ 관측

기사승인 2021. 07. 25.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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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앵커리지 회담 후 첫 고위급 만남
미·중 간 치열한 힘겨루기
왕이 "미국에 '평등' 보충수업 가르칠 것" 비난
'북핵 문제' 분명한 협력 분야 강조한 셔먼… 회담 평행선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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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사진=중국 외교부·연합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25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톈진에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미·중 외교회담을 한다. 미·중 외교 고위급 대면 회담은 지난 3월 미국 앵커리지 회담 후 처음이다. 셔먼 부장관은 방중에 앞서 북핵 문제는 중국과의 분명한 협력 분야라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왕이 부장은 본격 만남에 앞서 ‘말폭탄’을 쏟아내며 미·중 간 치열한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번 회담은 우여곡절 끝 성사됐다. 당초 중국은 외교부 서열 5위인 셰펑 미주·정책 담당 부부장을 참석시킬 계획이었다. 미국은 격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산을 선언했고, 결국 왕이 부장이 회담장에 나오기로 하면서 회담이 성사됐다.

왕 부장은 회담에 앞서 24일 쓰촨 청두에서 열린 제3차 중국-파키스탄 외교장관 전략대화에서 미국을 향해 날선 발언을 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그는 “미국이 지금까지 평등한 태도로 다른 나라와 함께 지내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에 우리는 미국에 이 과목의 보충수업을 해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셔먼 부장관의 ‘우세한 위치’에서 대중협상을 할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한 지적이다.

그는 “미국은 늘 자국의 힘으로 다른 나라를 압박하려 하며 자국이 우월하다고 여긴다”며 “세상에 다른 나라보다 위에 있는 국가는 없으며 있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자국이 우월하다고 뽐내는 나라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이 같은 행보는 지난 3월 미국 앵커리지에서 양제츠 외교 담당 정치국위원의 “미국은 실력을 운운하며 중국을 상대하겠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며 쏟아낸 발언과 비슷한 상황이다.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도 23일 “미국이 실력의 지위에서 중국과 대화하겠다고 큰 소리친 것은 미국의 오만과 패도를 반영한 것”이라며 “앵커리지에서와 같이 톈진에서는 더욱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중국은 지난 23일 반(反)외국제재법 등 미국을 겨냥한 제재를 처음 시행하며 대미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중 간 힘겨루기가 이어지면서 한반도 비핵화 등 북핵 협력에서의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셔먼 부장관은 지난 1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을 방문하는 미 정부 관리 중 최고위급이다. 미·중 외교 회담은 톈진의 5성급 빈하이 1호 호텔에서 열린다. 구체적인 회담 시간 등 세부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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