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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선 전 쌈지길 대표가 카메라에 담은 ‘세 여자’

천호선 전 쌈지길 대표가 카메라에 담은 ‘세 여자’

기사승인 2021. 08. 1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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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포하우스에서 18일부터 개인전..."어머니·아내·딸 삶 조명"
국녕사 국녕대불 제공 토포하우스
국녕사 국녕대불./제공=토포하우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쌈지길 대표 등을 역임한 천호선이 79세의 나이에 첫 번째 개인전 ‘세여자’를 연다.

자신의 어머니, 아내, 딸의 각기 다른 삶을 사진작업으로 조명한 이번 전시는 오는 18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 제3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천호선은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1968년부터 35년 간 공무원 생활을 했다. 뉴욕문화원 문정관, 문공부 문화예술국장을 지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사진 찍기를 좋아했지만, 아이들이 10년 전 디지털 카메라를 선물해준 이후 본격적으로 사진작업에 몰두했다.

이번 전시는 그가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기 한참 전인 뉴욕문화원에 근무하던 198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40여 년간 촬영한 사진들을 소개한다. 이 중 ‘세 여자’와 관련된 사진을 3부분으로 구성해 만든, 작가 삶의 단편적 기록이다.

그의 아내는 서울시립미술관장, 광주비엔날레 총감독, 쌈지스페이스 관장 등을 거친 미술평론가이자 큐레이터 김홍희다.

전시 중 아내 김홍희에 대한 부분에는 그녀가 뉴욕에서 만난 백남준을 비롯한 플럭서스 작가들, 한국 문화계에서 만난 다양한 인물들과의 소중한 인연이 담겨 있다. 스스로를 ‘아줌마 큐레이터’ ‘할머니 큐레이터’로 자처하며 살아온 김홍희의 모습이 40년간 기획한 다양한 전시, 작가들과 함께한 무수한 파티 장면 등에 고스란히 담겼다.


김홍희와 백남준
백남준(왼쪽)과 김홍희./제공=토포하우스
미술작가이자 미술대학 교수인 딸 천민정에 관한 부분에는 천민정이 전시회에서 발표한 퍼포먼스 중심으로 편성했다. 천민정은 메릴랜드미술대학에서 20여 년간 교수 생활을 하면서 뉴욕 유명 갤러리의 전속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미국인과 결혼하고도 미국 시민권 대신 영주권을 고집하고 있는 천민정은 특히 북한을 주제로 한 ‘폴리티칼 팝아트’로 정평 받고 있다.

어머니 부분은 생전 사진보다는 어머니가 좋아한 절과 꽃을 주제로 삼았다. 작가의 어머니는 독실한 불교신자로 비구니 수도처인 성북구 보문사에 다니며 아들의 무사안녕을 기도했다.

천호선은 “아내와 딸의 사진이 다큐멘터리라면 어머니를 추억하는 절과 꽃 사진에는 카메라 앵글로 포착한 나의 예술적 의지가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작가는 어머니에 관해 “6.25 전쟁으로 피난 가던 어느 날 새벽 8살의 어린 내 손목을 잡고 깊은 산속 절에 가서 부처님께 한없이 절하던 어머니의 모습이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있다”며 “절과 꽃은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어머니의 분신적 대리물이자, 어머니의 혼백과 교감할 수 있는 영매와도 같다”고 말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100여개가 넘는 사찰 사진을 찍었으며, 특이한 불교행사 장면들은 동영상으로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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