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수혜·택배비 인상 등이 한몫
부채비율·차입금의존도 '빨간불'
점유율 13.4%… 한진에 역전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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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5535억원, 영업이익 34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115.8% 개선됐다. 택배 빅3(CJ대한통운·롯데글로벌로지스·한진)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성장률을 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실제 글로벌로지스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1년 치 영업이익에 달한다.
하지만 회사 자체의 경쟁력 상승이라기보다는 코로나19가 야기한 비대면 트렌드 확산과 택배 값 인상 덕분으로 풀이된다. 개선된 실적과 달리 택배시장 점유율은 하락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덕에 겨우 체면치레에 성공한 셈이다.
실제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시장 점유율은 직전 년도 13.9%대비 0.5%포인트 하락한 13.4%에 그쳤다. 반면 만년 3위였던 한진은 점유율이 0.6%포인트 오르며 글로벌로지스를 0.4%포인트 앞질렀다. 글로벌로지스가 한진에 시장 점유율을 역전당한 것은 출범 이래 최초다.
시장점유율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낮은 자동화율과 전략 미비가 꼽힌다. 업계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CJ대한통운은 선제적 투자로 시설 자동화율이 80~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의 경우 자동화율이 낮은 편이다. 이제 거의 시작하는 단계로 봐도 무방하다.
아울러 경쟁사들이 합종연횡으로 공격적인 풀필먼트(fulfillment) 전략을 내놓고 있는 데 반해 글로벌로지스는 그룹사에 의존하고 있다. 풀필먼트는 물류 업체가 온라인 주문부터 포장·배송·반품·재고 관리 등을 총괄하는 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로, 빠르고 안정적인 배송이 특징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4월 업계 최초로 풀필먼트 서비스에 나선 데 이어 최근에는 네이버와의 얼라이언스를 발표했다. 양사는 센터를 추가로 오픈하고 친환경 물류 프로세스를 구현하는 등 사업 화장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한진은 카카오모빌리티와 손을 잡고 카카오T 플랫폼 기반의 개인택배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진은 향후 카카오와 신사업 관련 협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반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매출의 30% 이상을 그룹사 등 특수관계자 거래에 의존하고 있다.
자동화와 풀필먼트 전략 확충 등에 따른 투자가 시급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차입금의존도는 2019년 57.4%에서 지난해 58.2%, 올해 6월 기준 60.1%로 지속 상승세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277.4%에서 290.4%, 317.5%로 치솟았다. 경쟁사인 한진의 올해 6월 기준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이 각각 32.9%, 96.9%인 것과 비교하면 한참 높은 수준이다. 롯데그룹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까지 역임한 재무통으로서는 아쉬운 성적표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노사갈등 기미도 보이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에만 과로사로 추정되는 사망자가 3명이나 발생했다. 이에 박 대표는 그해 산업재해 청문회에 호출돼 호되게 문책을 당한 바 있다. 그럼에도 올 들어 택배기사가 돌연 숨지거나 쓰러지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택배기사의 과로사를 막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최종 타결된 지 이제 막 두 달밖에 넘기지 않은 만큼 박 대표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현재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중요한 변곡점을 앞두고 있다.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조만간 IPO가 추진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앞서 지난해 5월 경영에 복귀한 신동빈 회장은 집중 투자할 사업으로 글로벌로지스를 꼽기도 했다. 언택트 시대로의 전환이 빨라진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박 대표는 기업가치 제고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그룹이 야심차게 내놓은 롯데온이 지지부진한 데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도 고배를 마시면서 풀필먼트 전략이 미비한 상황”이라며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성공적인 IPO를 위해 박 대표는 회사의 재무지표는 물론 성장 잠재력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차입금과 부채비율 상승은 설비·인프라 투자로 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사는 풀필먼트 전략을 이미 갖췄다. 지난해부터 무인운송로봇(AGV) 등 자동화설비를 운용하는 덕평풀필먼트 센터를 가동 중이며, 내년 1월에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적용한 첨단 자동화 진천메가허브터미널 풀필먼트 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