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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림·박서보·이건용…대가들 굵직한 작품세계 만나볼까

김구림·박서보·이건용…대가들 굵직한 작품세계 만나볼까

기사승인 2021. 10. 1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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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세대 전위예술가 김구림, 가나아트센터서 음양 연작 선보여
현대미술 산 역사 박서보, 국제갤러리서 근작 16점 소개
실험미술 거장 이건용, '바디스케이프' 신작들 한자리에 모아
김구림 프로필 사진
한국 1세대 전위예술가 김구림./제공=가나아트센터
실험적이고 진취적인 작품세계로 일가를 이룬 노화백들의 전시가 줄줄이 열리고 있다.

시대를 앞서간 예술가로 알려진 김구림(85), 우리나라 현대미술의 산 역사로 일컬어지는 박서보(90), 한국 실험미술의 거장으로 불리는 이건용(79)의 전시가 관람객을 맞는다.


김구림 전시 전경
김구림 개인전 ‘음과 양(YIN AND YANG)’ 전경./제공=가나아트센터
화가들이 이젤 놓고 풍경화 그릴 때 강둑을 불태우고, 큰 빨간 보자기에 얼음을 싸놓고 조각이라 하고, 종이에 찍는 판화 대신 식탁보에 걸레를 놓고 누렇게 물들인 ‘한국 1세대 전위예술가’ 김구림. 그의 개인전은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김구림은 지금 기준으로도 파격적인 작품들을 무려 50년 전에 발표한 실험미술의 선구자다. 항상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김구림의 개인전 ‘음과 양(YIN AND YANG)’에서는 회화와 오브제, 드로잉 작품을 통해 그의 예술세계를 조명한다. 신작을 포함한 작품들은 김구림이 1980년대부터 작업해온 음양 연작이다. 양극 혹은 전혀 관계없는 두 이미지가 한 화면에 공존한다.

회화는 디지털 이미지를 화면에 붙인 뒤 붓질로 이를 지워가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오브제 작업은 나무 패널 위에 금속, 케이블, 바이올린 몸통, 털 등을 붙이는 등 여러 폐기물을 이용해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시켰다.

김구림은 “미친놈이라고 욕도 많이 먹었지만 나는 늘 가장 첨단을 걸었다”며 “내가 하지 않은 분야가 없고, 늘 내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박서보 묘법
박서보의 ‘묘법 No. 140410’./제공=국제갤러리
구순의 나이에도 여전히 뜨거운 예술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는 박서보의 개인전은 이달 말까지 국제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색채 묘법’으로 알려진 2000년대 이후 근작 16점을 소개한다. “자연이 나의 스승”이라는 작가가 공기색, 벚꽃색, 유채꽃색, 와인색, 홍시색, 단풍색, 황금올리브색 등 온갖 자연의 강렬한 색감을 화면에 옮긴 전시장에는 생명의 에너지가 넘친다.

박서보는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단색화 대가로 불린다. 수행하듯 반복해서 선을 긋는 ‘묘법’ 연작이 대표작이다. 연필로 긋는 행위를 반복해 완성한 작품에는 축적된 시간이 덧입혀진다. 동시에 작가가 경험한 자연경관, 그의 철학과 사유가 담겨 있다.

박서보는 “그림은 수신(修身)을 위한 수행의 도구”라며 “서양에서는 자신을 드러내는 데 중점을 두지만 나는 반대로 나를 표현하는 게 아니라 비워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갤러리현대] 이건용_Photo by 이영민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한 이건용./Photo by 이영민
이건용의 개인전 ‘바디스케이프’는 오는 31일까지 갤러리현대에서 개최된다. 아홉 가지 방법으로 그린 ‘바디스케이프’ 신작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신체를 제한한 가운데 간단한 선 긋기 동작을 수행하며 화면에 흔적을 남기는 연작이 ‘바디스케이프(Bodyscape)’다. 제목처럼 신체의 풍경, 신체로 그린 풍경이다.

이건용은 한국아방가르드협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전위적 미술 활동을 펼쳤다. 화면에 작가가 움직인 흔적이 고스란히 남는 ‘바디스케이프’를 그리는 행위도 하나의 강렬한 ‘퍼포먼스’였다. 동시에 전통적 의미의 회화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뒤집는 독창적 시도였다.

화면을 보지 않거나 신체 움직임을 제한함으로써 이건용은 미술가로서 그리는 행위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성찰했다. 화가로서의 금욕적 시도는 1970년대 군부독재 시절을 지나온 작가의 역설적 자기표현이기도 했다.

이건용은 “‘바디스케이프’는 회화를 회화 밖에서 본 것”이라며 “회화란 신체와 평면, 재료가 만나 생기는 현상이며, 그린다는 것은 신체의 자연스러운 구조와 작용 범위 안에서 이뤄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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