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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이제야 숨통 트이나 했는데”…민주노총 총파업에 자영업자들 ‘한숨’

[르포] “이제야 숨통 트이나 했는데”…민주노총 총파업에 자영업자들 ‘한숨’

기사승인 2021. 10. 2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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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총파업, 서대문역 점거하며 강행
내달 위드코로나 앞두고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자영업자들 "거리두기 다시 강화되면 어쩌나" 한숨
민주노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역으로 운집해 대규모 총파업을 진행하고 있다./이유진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0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14개 지역에서 대규모 총파업과 집회를 예정대로 강행하자 비판 여론이 거세다. 특히 내달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방역체계 전환을 앞둔 상황에서의 총파업 강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의 불씨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5인 미만 사업장 차별 철폐·비정규직 철폐 △모든 노동자의 노조활동 권리 쟁취 △돌봄·의료·교육·주택·교통 공공성 쟁취 △산업 전환기 일자리 국가책임제 쟁취 등을 내세워 총파업을 진행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을지로입구역, 서울시청과 태평로 일대, 종로3가에 흩어져 있다가 오후 1시30분께 기습 공지가 공유된 직후 일시에 서대문역 사거리를 향해 깃발을 들고 행진했다. 이들은 금세 도로를 점거하고 총파업대회를 시작했다.
민주노총
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역으로 운집해 대규모 총파업을 진행하고 있다./이유진 기자
서울시청과 광화문 주변에서 경계중이던 경찰도 급히 철수해 서대문역과 대한문 방향으로 이동했다. 서대문역 사거리 인근을 통행하던 시민들은 불편을 겪으며 인상을 찌푸리기도 했다. 서대문역 인근 가게 곳곳에선 집회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하는 등 방역 지침을 지키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민주노총 추산 최대 3만명이 운집한 이날 집회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은 171개 부대 약 1만2000여명을 동원했다. 이들은 서울 뿐 아니라 전국 14곳에서 집회 형식의 파업대회도 열렸다. 총파업 참여 인원 50만명 중 약 8만명이 파업대회에 참가했다는 분석이다.

또 급식조리원·돌봄전담사가 속한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와 공무원노조, 전국교직원노조, 금속노조, 공공운수노조, 건설노조 등도 총파업에 참여하면서 교육·산업 현장에도 일부 차질을 빚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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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역으로 운집해 대규모 총파업을 진행하고 있다./이유진 기자
민주노총 총파업 강행에 따라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해 장기간 영업 손실을 감수해 온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감염 재확산으로 다시 거리두기가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씨(55)는 “대규모 집회로 인해 감염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면 어쩌나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서울 강동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차모씨(58)는 “작년부터 가게 문을 닫고 방역 조치가 완화되기만을 애타게 기다렸다”며 “거리두기 완화로 이제야 숨통이 좀 트이나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집회를 진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정부와 경찰이 철저하게 불법행위를 막고 법대로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경북 포항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하모씨(29)도 “코로나19 시국에 대규모집회를 강행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민주노총은 (집회가) 이미 방역 수칙을 어기는 행동인 것을 알면서도 자신들의 이익만을 챙기는 것이다. 명백히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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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역으로 운집해 대규모 총파업을 진행하고 있다./이유진 기자
한편 경찰은 이날 집회에 대비해 서울 도심에 ‘십(十)자 차벽’을 설치하고 도심으로 진입하는 주요 길목에 검문소를 운영하는 등 운집 규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정부도 파업대회가 코로나19 재확산을 불러올 수 있다며 자제를 촉구했지만, 민주노총은 예정대로 파업을 강행하면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자체적인 방역 지침을 준수하겠다고 예고했던 민주노총 측 설명과 달리, 현장 곳곳에서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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