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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개선 성공한 신학철號 LG화학, 악재 딛고 기업가치 ‘쑥’↑

체질개선 성공한 신학철號 LG화학, 악재 딛고 기업가치 ‘쑥’↑

기사승인 2021. 10. 2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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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리콜 악재 딛고 '실적+주가' 두토끼 잡기 성공
신 부회장, 내년 주총서 연임 가능성에 무게
LG화학 신학철-LG엔솔 권영수 '투톱' 체제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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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LG화학 부회장
LG그룹의 ‘실질적 2인자’인 권영수 ㈜LG 부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의 최고경영자(CEO)로 전격 내정되면서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9년 LG화학 대표이사로 취임한 신 부회장은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신 부회장의 연임 안건이 상정되기까지 물리적인 시간과 절차 등을 고려하면 올 연말까지의 경영성적표를 토대로 신 부회장의 거취가 결정될 전망이다.

신 부회장은 취임한 이후 LG에너지솔루션 분사와 LG전자 분리막 사업부 인수 등을 통해 회사 체질 개선을 꾀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들어선 굵직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중장기 성장 전략도 내놨다. 제너럴모터스(GM)와의 리콜 합의 이슈로 주춤했던 실적은 다시 호실적이 전망된다. 그 결과, 기업가치는 물론 실적 역시 고속 성장을 보이면서 신 부회장 연임 가능성에도 무게가 쏠릴 것으로 보인다.

26일 LG화학에 따르면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조2771억원으로 전년동기 1조6849억원 대비 153.8% 늘어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추정한 LG화학의 올 4분기 영업이익이 1조2159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올 연간 실적은 5조493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신 부회장 취임 직전 해인 2018년 당시 연간 영업이익 2조2461억원보다 144.6% 가량 성장한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 3분기의 경우 GM과의 리콜 합의로 인한 충당금 6200억원이 연결 손실에 반영된 것은 물론 배터리 사업을 주도하는 LG에너지솔루션이 분기 기준으로 적자전환했음에도 향후 LG화학의 실적 성장세는 문제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LG화학도 전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제품 포트폴리오 보강 및 해외시장 개척 등의 노력으로 올해 연간 누적 실적은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올 4분기에는 LG전자로부터 인수한 2차전지 소재 분리막 사업 통합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종합 전지소재 회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잠시 멈췄던 기업공개(IPO) 시간표를 가급적이면 빠르게 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신 부회장이 취임하기 직전인 2018년과 비교하면 LG화학의 사업 포트폴리오도 변화가 크다. 체질개선에 성공하면서 기업가치 성장세도 가파르다. 가장 대표적으로 기업가치 산출이 가능한 시가총액으로 보면 2018년 말 24조5000억원 규모였지만, 올 들어선 약 60조원을 넘나들고 있다. 지난 25일 종가(82만1000원) 기준 시가총액이 57조6496억원이다. 실적과 시가총액 모두 신 부회장 취임 이후 2.5배 성장한 셈이다.

최근엔 LG화학의 중장기 성장 전략도 내놨다. 친환경 소재와 전지 소재, 글로벌 혁신 신약을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2025년까지 이들 사업에만 1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전통적인 석유화학사업을 고수하는 것에서 벗어나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을 갈아엎는 수준의 혁신을 이루겠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현재 30건이 넘는 인수·합병(M&A)과 합작사(JV) 설립 등의 프로젝트를 검토중이다. 지난달 신 부회장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100% 바이오 플라스틱 생산 체제를 수직 계열화하기 위해 세계 4대 메이저 곡물 가공 기업인 미국 ADM과 합작사 설립을 발표한 것도 이 일환이다.

탄소중립 계획은 2050년을 목표로 잡았다. 전 세계 모든 사업장 내 재생에너지를 통한 제품 생산을 추진하면서 탄소 감축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미래 기술도 개발중이다. LG화학은 NCC공장을 재생에너지 기반의 전기분해로로 전환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탄소를 직접적으로 포집해 제품으로 전환하는 기술에 대한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배터리사업 인력 유출 문제에 따른 SK와의 합의, GM과의 대규모 리콜 합의도 마무리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IPO도 재개된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의 진정한 독립이 신 부회장의 남은 임기 동안 마지막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 차원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던 권영수 부회장을 LG에너지솔루션 새 사령탑으로 발탁했다. 쓰리엠에서 수석부회장까지 지냈던 신 부회장 역시 그룹이 구광모 체제로 전환되던 시점인 2018년 당시 구 회장이 직접 영입해온 인물이다. 구 회장이 믿을 만한 인물들을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에 각각 배치시켜 호흡을 맞추게 함으로써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 선제 대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 부회장은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을 분사시킨 이후 LG화학을 소재 사업으로의 전환하기 위한 체질개선의 초석을 다져놨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조만간 구체화될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IPO와 첨단소재 부문의 폐배터리 재활용 등 2차전지 관련 아이템 확대가 기업가치를 키우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최근 미국 스텔란티스를 신규 고객사로 확보할 정도로 여전히 글로벌 1등 배터리 업체라는 시장의 인식이 강하고, LG의 주력인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에 대한 시장 선호 역시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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