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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강한 용사·건강한 시민’ 육성을 위한 병영생활 개선 제안

[칼럼] ‘강한 용사·건강한 시민’ 육성을 위한 병영생활 개선 제안

기사승인 2021. 11. 0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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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세대 병사들이 사회와 소통할 여건 마련 절실해
'선(先) 식단편성·후(後) 식재료 경쟁조달시스템' 도입
병사는 '소모성 수단' 아냐…기꺼이 헌신하는 존재로 존중
조성준에프앤디홀딩스대표_칼럼_사진
조성준 에프앤디홀딩스 대표·現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드라마 ‘D.P’와 부실급식 문제 등으로 군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동시에 우려가 크다. 일반인의 군복무에 대한 인식과 평가는 예전과 비교해 크게 개선되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국민과 함께 하는 강한 국방’을 구현하고 ‘강한 용사·건강한 시민’을 육성하는 병영생활의 혁신적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MZ 세대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 승수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

◇사회와 소통하는 병영생활
필자는 병영생활을 바꿀 수 있는 근본 해결책이 바로 병사들이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군은 다음 세 가지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첫째, 휴대폰 사용 확대다. 2020년 7월부터 전면 시행된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은 병사들에게 사회와의 단절감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부대원 간의 소통 활성화에도 기여했고 각종 사건사고도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평일 일과 후와 휴일 외출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는 병영생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동료들과의 건전한 교류,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부대(장병)와 지역주민들 간 유대관계 강화에 기여할 것이다.
셋째, 경력단절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다. 대학을 휴학한 병사들에게는 비대면 강의를 통해 소정의 학점을 취득하면 학기를 이수한 것으로 인정하고, 대학생이 아닌 병사들은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병사 선호하는 의식주 선택권 부여로 만족도 상향
국가방위를 맡는 병사들의 의식주에 개인 선호를 완벽히 반영할 수는 없다. 다만 절대적 질을 높여 개인 선호도를 최대한 반영할 수 있다면 만족도는 분명 높아질 것이다. 우선 장병 만족도와 직결되는 피복류는 일반 상용품 수준으로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 수의계약 비중은 점차 줄여나가고 업체 간 경쟁을 통해 장병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부실급식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부실급식 원인인 △공급자 위주의 조달체계 △낮은 급식비 단가 △조리인력 부족 및 낙후된 조리환경 △지휘관들의 급양 감독 소홀 등을 개선해야 한다. MZ세대 장병의 선호와 건강이 반영되는 ‘선(先) 식단편성·후(後) 식재료 경쟁조달시스템’은 시급하다.
일과 후 대비 태세를 유지하되 사생활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시설 개선도 요구된다. 외동이 많아 사적 공간을 강조하는 MZ세대 특성과 취향을 고려해 숙소(생활관)만큼은 수용이 아닌 휴식 공간, 취미·여가, 학습 등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강한 전투력 창출 위한 교육훈련 여건 조성
군은 국가방위의 최후 보루로서 평소 비상사태를 대비해 강인한 전투력을 보유해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장병들이 마음 놓고 훈련할 수 있는 기동훈련장 확보가 필요하다. 또 시간·장소 제약 없이 훈련하는 과학화교육훈련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기술 등을 훈련에 도입해 MZ세대의 특성에 맞는 훈련 기법을 개발하면, 훈련장 여건도 해소하고 장병들의 흥미도 유발할 수 있다.
아울러 장병들이 교육훈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각종 행정·시설관리 등의 업무는 민간인력 고용 또는 외부업체 위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대표병사’ 확대로 병영 부조리 근절
엄격한 위계질서와 폐쇄성으로 인한 병영 악습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병사를 대하는 군의 인식부터 개선돼야 한다. 병사도 간부와 같이 국가방위라는 공동 목표를 수행하는 사람이고, 민주시민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이에 공군이 운영 중인 ‘대표병사 제도’를 전군으로 확대하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대표병사를 중심으로 병사들이 자치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다양한 제도개선 의견을 조직 내에서 자유롭게 제기하면 악습의 차단은 물론, 자율과 책임이 조화된 병영문화 형성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병사들이 제도권 내에서 병영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하면 전문상담관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현재 군단급에 1명 수준으로 배치된 성고충전문상담관의 경우 일선 장병이 상담을 원하면 언제든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상담수요에 맞게 충분한 증원이 필요해 보인다.
또 병영 부조리 제보 관련 제도보완이 필요하다. 앞으로 신고자의 익명성이 보장되면서도 고충이 법과 원칙에 따라 효과적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국방부와 각 군의 고충처리체계를 정비하고, 적극적으로 장병의 고충을 해소하는 것이 병영 혁신의 지름길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되도록 교육도 정례화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군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젊은 시절 국가를 위한 헌신은 자랑스럽고 아름다운 추억이 돼야 한다. 군 복무 기간이 사회와 단절된 채 잃어버린 시간이 돼서는 결코 안 된다. 병사는 군 복무를 통해 국가를 생각하고,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도 터득하며, 본인의 미래를 준비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병사를 단순히 ‘소모성 수단’으로 봐서는 안 된다. 대신 군 전투력의 핵심이자 주체적인 ‘소중한 존재’, 미래 대한민국의 핵심 인재로서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
병사는 국가방위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헌신하는, 그래서 우리가 존경해야 할 대상이다.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그들이 군 복무 중에도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는 아낌없이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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