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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순 칼럼] 블록체인의 미래 먹거리가 된 메타버스

[강철순 칼럼] 블록체인의 미래 먹거리가 된 메타버스

기사승인 2021. 11. 0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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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순 지비즈그룹 ㈜비드테크 회장
블록체인의 미래 먹거리가 NFT에서 메타버스로 옮겨갈 전망이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재단들도 메타버스를 프로젝트에 추가하려는 추세이며, 블록체인과 관련이 없는 대기업에서도 메타버스 테마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과 더불어 관련 기업을 인수, 투자하는 등의 행보를 펼치고 있다.

메타버스는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우 크래시’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과 용어이다. 작가는 양쪽 눈에 조금씩 다른 이미지를 초당 72프레임으로 보여주고 시각화시키는 동시에 이어폰을 통해 디지털 스테레오 음향을 들려주는 가상세계를 ‘메타버스’라고 묘사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2018년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은 메타버스의 구동과 구조를 완벽하게 선보였다. 가상세계를 접속하는 VR(가상현실), XR(확장현실) 기기의 구동방식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도, 가상세계에서의 결제가 현실로 배송되는 것까지 메타버스가 추구하는 모든 것이 담겼다고 봐도 무방하다.

메타버스 진출을 선언한 대기업은 셀 수 없을 정도다. 페이스북은 2021년 향후 5년 내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 분야로 사업 전환을 선언했다. 가상공간에서 이용자들이 게임을 하거나 업무와 소통을 하는 온라인 세상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VR 헤드셋인 오큘러스2로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으며, 스마트 안경을 통해 AR 시장까지도 선점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인다.

한국에서는 모바일게임 업체 컴투스가 위지웍스튜디오에 1607억을 투자하여 인수하는 발표를 했다. 위지웍스튜디오는 국내 최대의 컴퓨터그래픽 회사다. SK텔레콤은 ‘이프랜드’라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발표했고, 삼성전자는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 합류했으며, LG그룹은 메타버스 타운을 통해 메타버스 진출을 선언했다.

현재 블록체인 업계에서 메타버스 테마를 이끄는 대장은 엑시인피니티다. 엑시인피니티는 포켓몬과 비슷한 게임으로 아기자기한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도 있고, 캐릭터를 성장시켜 전투도 할 수 있는 게임이다. 엑시인피니티 개발사 스카이마비스는 최근 시리즈B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 기업 평가에서 3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삼성전자 산하의 투자회사인 삼성넥스트가 투자에 참여했다.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한 ‘소셜 카지노’도 눈에 띈다. 넷마블은 지난 8월 글로벌 3위 소셜 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 지분 100%를 2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소셜 카지노는 암호화폐를 이용하여 가상현실에서 카지노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2020년 4970억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메타버스 표준화에 성공할 경우 얻게 되는 이익은 천문학적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25년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기반의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700억 달러(한화 301조)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도 2028년까지 840억 달러(한화 100조) 규모의 시장으로 커진다고 전망했다.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는 것과 달리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기획과 개발의 연계나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메타버스 기획은 가상세계의 세계관을 설계하는 핵심 업무이다. 기획자는 시나리오, 시스템, 콘텐츠, 밸런스, 레벨 등 메타버스를 접속하고 이용하는 데에 따른 규칙을 설계한다. 개발자는 기획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실현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메타버스 추진 기업이나 암호화폐 재단들은 기획자를 채용하는 것보다 개발자를 채워 넣기에 매달리는 형국이다.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도 떨어진다. 자사의 암호화폐를 게임 내 화폐로 쓰게끔 한다는 것이 전부이다. 마치 리니지의 아데나를 아덴코인으로 쓰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블록체인 기술을 혁신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닌 암호화폐의 가격을 띄우기 위한 행태로 보인다.

메타버스를 플랫폼화 시키기 위한 개발 비용도 적지 않다. 앞서 나열한 사례들이 모두 게임과 연관돼 있으니 게임 개발비용과 비교하면 뚜렷하게 알 수 있다.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 아크는 약 1000억원,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는 약 500억원, 펄어비스의 검은 사막은 약 200억원이 들었다. 해외의 경우 사이버펑크 2077은 약 3500억원, GTA5는 약 2700억원이 들었다. 어설프게 접근하면 생각지도 못한 규모의 지출에 블록체인 프로젝트 자체가 좌초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필자: 지비즈그룹 ㈜비드테크 강철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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