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술단, 민간과 상생할 것...케이뮤지컬월드 제작 계획"
"공연법 개정안 통과돼야...뮤지컬 위한 별도의 정책·기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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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예술단 전문 프로듀서에서 이사장으로 “민간과 상생”
이 이사장과 서울예술단의 인연은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이곳에서 전문 프로듀서로 ‘바리’ ‘태풍’ 등을 제작했다.
당시는 뮤지컬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시기였고, 창작 뮤지컬이 몇 편 겨우 만들어지는 때였다. 예술단에서 일하기 전, 컬티즌이라는 제작기획사를 운영하던 그는 삼성영상사업단과 대형 창작 뮤지컬을 만드는 작업을 하면서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비전을 예측하게 된다. 그는 “연극은 예술 중심의 창작 작업이지만 뮤지컬은 상당히 산업성을 가진 전문적인 비즈니스 차원으로 발전할 수 있겠구나 생각하면서 서울예술단과 함께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그가 만든 작품들은 굉장히 획기적이고 선도적인 창작 뮤지컬로 평가 받았다. ‘태풍’은 작품성도 인정받아서 한국뮤지컬대상에서 9개 부문을 수상했다. “뮤지컬 전문 작가나 작곡가, 음악감독 등이 없던 때였기에 어려움도 컸고 모든 것이 개척이었다”고 그는 돌아봤다.
지난 7월 서울예술단에 이사장으로 부임한 그는 예술단의 정체성 재정립을 위한 여러 고민들을 하고 있다. 그는 우선 서울예술단이 보유한 훌륭한 레퍼토리들을 민간 시장으로 내보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윈영의 악의 기원’이나 ‘나빌레라’ 같은 작품은 대중성과 작품성이 검증된 공연이에요. 이런 작품을 서울예술단이 보유만 하고 있는 것은 국공립예술단체로서 너무 소극적인 것 같아서 민간 시장에서 계속 활성화되도록 민간과 상생의 인큐베이팅 비즈니스 모델을 새롭게 만들려고 합니다. 민간 제작사들과 협의 중에 있어요.”
또한 그는 서울예술단은 단원들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개발하려 한다. “단원 중 많은 이들이 한국춤을 기반으로 하는 무용단원들인데 장르 개념이 해체되고 융합 공연이 많아지는 시점에서 이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클 것 같아요. 우리 단원들은 여러 장르의 공연들을 소화해서 어떤 작품이든지 가능합니다. 그러한 움직임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장르 실험도 하고 싶어요.”
아울러 이 이사장은 메타버스에서 ‘케이뮤지컬월드’를 제작하는 일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 봄 ‘잃어버린 얼굴’을 공연하는 시점에, 메타버스 상에서 여러 이벤트들을 진행하려 한다”는 그는 “한국 창작 뮤지컬의 사이버 콘텐츠들을 구축하는 인프라 역할을 하려 한다. 민간 제작자들도 메타버스에서 작품을 알리고 MZ세대들과 소통하는 커뮤니티,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대학·협회·페스티벌...가는 곳마다 ‘개척’
연희단거리패 창단멤버로 공연계에 발을 들이게 된 그는 “연극이 나를 구원했다”고 말할 정도로 연극을 사랑했다. 부친의 사업이 부도가 나면서 19세부터 집안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그는 생계유지를 위해 구성작가 등의 일을 하면서도 퇴근 뒤엔 곧장 무대로 달려갔다. 늘 주어진 일에 맹렬한 편이었던 그는 “마치 전쟁터에 있는 전투병처럼 공연 기획일을 했다”고 돌아봤다. 김명곤 연출의 연극 ‘어머니’, 대형 창작뮤지컬 ‘눈물의 여왕’ 등을 선보였다.
“없는 길을 만들다보니 치열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는 그는 이후로도 계속 새로운 시도를 거듭했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에 뮤지컬과를 설치해 후학을 양성하고, 와해되어 가던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의 집행위원장을 맡아 죽어가던 축제를 살려냈다. 이후 서울예술대학에서는 융합콘텐츠 개발하는 일을 도맡아 하게 됐고,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을 맡으면서는 부채로 힘든 상황이었던 협회 조직을 재건하고 안정화시켰다. 뿐만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위기에 직면한 뮤지컬계를 위해 정부 지원을 끌어내는 등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어떤 선배는 저보고 ‘병뚜껑 따는 사람’이라고 해요. 또 어떤 분은 자갈밭에 아스팔트를 깔아놓고 이제 달리면 되는데, 왜 또 고생하러 나가려 하느냐고 했죠. 항상 개척적인 상황에 던져지는 것에 매력을 느끼는 고달픈 DNA가 제게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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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잠재력이 무한한 한국 뮤지컬 시장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뮤지컬을 공연법상 독립 장르로 분류하는 공연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이 발의한 이 개정안은 뮤지컬을 공연산업의 한 분야로 정의해 향후 뮤지컬 지원사업의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K-콘텐츠의 힘이 뮤지컬에도 적용된다고 봅니다. 창의적 상상력이 뛰어난 우리 창작 뮤지컬은 굉장한 경쟁력을 갖고 있어요. 뮤지컬 산업이 성장해서 한국 공연 시장을 먹여 살리고 있는데 장르는 연극에 속해 있으니까 뮤지컬 시장 발전을 위한 어떤 정책이나 지원, 인프라가 없어요. 뮤지컬을 위한 별도의 정책과 방안이 만들어지고 기반 지원이 가능해지면 한국 뮤지컬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K-콘텐츠가 될 수 있어요.”
◇이유리 이사장은...
△연희단 거리패 창단멤버(1986~1995) △기획사 컬티즌 공동 대표(1986~1998) △동숭아트센터 기획사업부장(1990~1996) △서울예술단 기획프로듀서(1998∼2000) △뮤지컬 제작사 SMG PAI 대표(2001~2004) △청강문화산업대학 뮤지컬스쿨 뮤지컬연기전공 책임교수(2003~2015)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집행위원장(2013∼2014) △예그린어워즈 공동조직위원장(2018~2019) △한국뮤지컬어워즈 조직위원장(2018-2020)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2018∼2021) △서울예술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예술경영 전공 교수(2016~) △서울예술단 이사장(2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