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억달러 규모 반도체 공장 부지 선정 임박 '삼성 역사상 최대 대미 투자'
삼성 총수로 5년만에 미국광폭행보…반도체·바이오·ICT 사업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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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초청 받은 이재용
2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연방정부의 고위급 인사들과 만나 현지 투자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를 논의했다. 이 부회장의 미국 방문은 2016년 7월 선밸리컨퍼런스 참석 이후 5년4개월만이다.
백악관이 외국 기업의 대표를 개별적으로 초청해 핵심 참모들과의 면담 일정을 마련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세계 경제에서 삼성과 이 부회장이 차지하는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부회장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과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결을 위한 삼성의 역할을 폭넓게 논의했다. 미국 상무부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79개 글로벌 기업에 ‘반도체 공급망 자료’를 요청했다. 삼성전자 역시 시한 전 자료를 제출했다.
연방정부 차원의 반도체 기업 대상 인센티브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방의회에서 논의 중인 미국 반도체 법안(Chips for American Act)은 반도체 연구개발 및 시설 확대에 연방정부가 약 520억 달러(약 61조원)를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가 새 반도체 공장 부지 확정을 6개월 이상 고심한 이유도 각 지역 정부의 인센티브 규모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백악관 방문 전날(18일) 연방의회 핵심 의원들과도 연쇄회동했다. 이 부회장이 만난 의원들은 반도체 인센티브 법안을 담당하는 핵심 인사들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반도체 인센티브 관련 법안의 통과 등에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을 만난 미 의회 소식통은 “공장 후보지를 압축해 이번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글로벌 최대 반도체기업 삼성 총수로서 백악관 고위관계자와 만나 ‘민간 경제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유정주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제도팀장은 “반도체 산업이 우리 경제의 근간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이재용 부회장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 민간외교관으로 나선 모습”이라며 “백악관에 기업인으로 홀로 초청받은 것은 미국에서 전략물자로 반도체의 위상이 높아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 부회장이 정부가 가석방 이유로 제시했던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 경제 상황과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한 고려’를 위해 발로 뛰는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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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워싱턴D.C에서 미팅을 마친 후 미국 서부로 이동해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경영진과 만났다.
20일(현지시간)에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를 만나 반도체, 모바일, 메타버스 등 차세대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MS는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의 주요 협력 파트너로 꼽힌다. 두 사람은 지난 2016년 7월에는 미국 아이다호주에서 열린 선밸리컨퍼런스에 나란히 참석했으며, 이후에도 전화·화상회의 등을 통해 수시로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MS에 이어 아마존을 찾았다. 아마존 경영진과는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 대해 논의했다. 아마존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차세대 화질 기술인 ‘HDR10+’ 진영에 참가하고 있으며, 삼성 스마트TV에 AI ‘알렉사’를 제공해왔다. 삼성전자 가전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온라인 몰 역시 아마존으로 알려져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