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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욕의 삶 마감한 전두환…“전방의 백골로 남아 통일의 그날 맞고 싶다”

영욕의 삶 마감한 전두환…“전방의 백골로 남아 통일의 그날 맞고 싶다”

기사승인 2021. 11. 2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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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저 호황에도 '비상계엄·박종철 고문 사건' 등 폭정 민낯
5·18 유혈진압 진실도 수면 아래로…"책임 없다"
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
제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사망했다. 사진은 1979년 11월 6일 전두환 당시 계엄사 합동 수사 본부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사건 관련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연합
제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향년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2·12 군사쿠데타의 ‘동지’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이 별세한 지 29일 만이다. 한 때 대한민국 권력의 최정점에 섰지만, 우리 현대사에 아픈 상처를 남기기도 했던 고인은 마지막 사과나 반성의 뜻을 전하지 않은 채 영욕의 삶에 마침표를 찍었다.

악성 혈액암인 다발 골수종으로 치료를 받아오던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5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쓰러졌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오전 9시12분께 그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전 전 대통령의 빈소는 이날 오후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차려졌다.

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이날 전 전 대통령의 유언으로 여길 만한 발언은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2017년 출간된 회고록 3권 648쪽이 사실상 그의 유서였다고 밝혔다. 해당 페이지에서 전 전 대통령은 “저 반민족적, 반역사적, 반문명적 집단인 김일성 왕조가 무너지고 조국이 통일되는 감격을 맞이하는 일, 그날이 가까이 왔음을 느낀다. 건강한 눈으로 맑은 정신으로 통일을 이룬 빛나는 조국의 모습을 보고 싶다”며 “그 전에 내 생이 끝난다면, 북녘땅이 보이는 전방의 어느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있으면서 기어이 통일의 그 날을 맞고 싶다”고 썼다.

이와 관련해 민 전 비서관은 “평소에도 ‘나 죽으면 화장해서 그냥 뿌려라’ 그런 말씀을 가끔 하셨다”며 “장례는 가족장으로 하고 화장할 예정이며 장지는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국가보훈처는 전 전 대통령이 내란죄 등 혐의로 실형을 받았던 만큼 국립묘지 안장 대상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정부도 전직 대통령의 별세인 만큼 국가장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만, 사실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육군사관학교 11기를 졸업한 전 전 대통령은 군부 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중심으로 한 신군부 세력과 함께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찬탈해 5공화국 시대를 열었다. 저달러·저유가·저금리의 3저 호황시대를 맞으며 경제성장을 일궜지만, 권력을 쥐는 과정에서 비상계엄 선포,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진압,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등 군부정권의 민낯이 드러났고, 결국 평생 동지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에 의해 설악산 백담사에 사실상 유폐됐다. 이후 반란수괴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그는 사면을 받아 풀려났지만, 과오는 평생 그를 따라 다녔다.

전 전 대통령의 별세로 결국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최초 발포 명령자에 대한 진실도 끝까지 파악하기 어렵게 됐다. 5·18에 대한 사죄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민 전 비서관은 “막연하게 사죄하라는 것은 사람 붙잡아놓고 이실직고하라는 것과 똑같다”며 “발포 명령이라는 건 없었고, 보안사령관이 발포 명령을 했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책임이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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