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하듯 발표만 하는 사례 많아 지속가능한 경영 전략 마련 등 글로벌 리더십 적극 발휘 필요 사회공헌 실천의 핵심가치는 비즈니스 가치사슬서 혁신 만드는것 정부·기업·단체 등 힘 모아야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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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돌풍처럼 불고 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대해 지속가능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녹색경영을 흉내 내는 ‘그린 워싱’에 대한 우려처럼 ESG 경영이 유행이 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선진 복지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글로벌 리더십을 적극 발휘해 지속가능한 경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우용호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센터 소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아시아투데이 창간 16주년 ‘탄소중립과 사회적 가치’ 포럼 패널토론에서 “현재는 마치 패션쇼 하듯 ESG 경영을 실천하지 않고 발표만 하는 사례가 많다”며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해 추격자가 아닌 사회적 가치 실천 리더로 선진 복지국가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패널들은 ESG 경영은 기존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 등에서 이어진 개념이라고 입을 모았다. 과거부터 존재해온 이야기지만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ESG 경영 아이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최형식 효성그룹 사회공헌담당 상무는 “사회공헌을 시작할 때는 CSR이었다. 조금 지나니 ‘공유가치창출(CSV)’이라는 개념이 생겼고, 이제 ESG가 왔다”며 “효성화학은 수소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등 기존에 친환경 소재 사업을 해왔고, 이런 기존 사업이 각광받게 되면서 ESG 평가지수도 높게 나왔다”고 전했다. 시대적 흐름에 맞춰 준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ESG에 대한 고민과 방향성은 좋지만, 과연 계속해서 끌고 갈 수 있는 아이템인지, 아니면 또 바뀔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아이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곽상영 한국전력 상생발전처 동반성장실장도 “이전에도 ESG를 몰랐던 건 아니다. 기후변화를 계기로 가치관이 변하고 있다”며 “ESG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지금도 늦었다고 생각한다. 협력사들과 준비해 조금이나마 뒤쳐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기업의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실제 2005년부터 ESG에 해당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사회 전반에서 발표되는 등 이미 존재해 왔다.
최재호 현대차 정몽구 재단 사무총장은 “기업들은 이미 최소 10년 전부터 사회적 가치 실현을 하고 있었다. ESG라는 특정 단어가 떠올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공헌은 트렌드에 따라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공헌의 핵심 가치는 비즈니스 가치사슬에서 혁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비영리단체 등 모두가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SG 경영의 실천을 위해서는 기업이 리더십을 갖고 본연의 가치와 함께 책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끝으로 박용삼 포스코경영연구원 실장은 ESG 중 ‘S(사회)’와 ‘G(지배구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현재 ESG를 보면 대부분 사람들의 관심은 ‘E’에 집중돼 있다”며 “탈탄소가 반드시 가야 할 길이지만, S와 G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처럼 사회적으로 예기치 못한 문제가 계속 나올 것이다. 사회적으로 준비가 되기 위해 기업들은 미리 예방법과 대응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