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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기업, 성공DNA] 현대글로비스 특명, 현대차 넘어 신규고객사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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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1. 12. 22. 18:03

車 선적공간 등 인프라 공격 투자
비계열사 매출 늘리기 성과 톡톡
경쟁력 앞세워 일감몰아주기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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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캡티브 마켓’을 갖고 있는 현대글로비스의 고군분투 ‘홀로서기’ 노력이 하나둘 성과로 돌아오고 있다. 자동차만 전문적으로 운송하는 ‘자동차 운반’ 해운사업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어서다. 김정훈 대표이사 사장의 핵심 임무 중 하나인 ‘비계열 매출 늘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장기간 40%대에 머물렀던 현대글로비스의 비계열 매출 비중이 절반인 50%를 딛고 60%를 넘어서는 대역전극을 연출하기 시작된 건 김 대표가 취임한 이듬해인 2019년부터다. 특히 이달 단일 기준 최대규모 해상운송 계약을 성공시키면서 비중 상승폭은 더 가팔라지고 있다.

이달 16일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와의 5018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 해상운송 계약은 현대글로비스가 해운사업에 본격 진출한 2010년 이래 가장 큰 액수의 수주다. 관련 공시에 따르면 회사는 내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 동안 중국에서 생산한 완성차를 유럽으로 해상운송 할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는 계약 조건으로 해당 업체를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나 업계에서는 전기차 판매 1위인 테슬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에선 향후 우후죽순 늘어나는 신생 전기차업체들의 수출이 늘어나면 자체 운송능력이 없는 이들과 현대글로비스간 손잡는 일이 더 많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지난 3분기 현대글로비스 비계열 매출 비중 60%를 넘긴 이후 이룬 쾌거라, 이번 계약까지 반영한 수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실제로 회사가 해운사업에 진출한 2010년 12%와 비교하면 11년 새 6배 가까이 현대차그룹이 아닌 외부 기업과의 거래 비중을 늘린 셈이다. 비계열사와의 매출 비중 확대는 현대글로비스 자체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오히려 매출의 한계를 벗고, 장기적으로 더 안정적 경영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물론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제재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해운·산업 전문 분석가인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계약 상대방과 이미 중국-유럽 노선에서 해상운송 업무를 진행 중인데 이번에 계약 규모가 크게 확대된 것”이라며 “이번 계약만으로 전체 매출액의 1% 이상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대차·기아 이외에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및 중고차와 프로젝트 중량 화물 등으로부터 비계열 매출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이번 계약은 내년 완성차 해상운송 부문의 고성장 유지와 함께 비계열 비중의 상승을 통한 고객 다각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글로비스 측은 이번 수주 성과 배경으로 과감한 인프라 투자를 꼽고 있다. 90척의 선대와 80여개의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맞춤형 해상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에는 글로벌 11개 자동차 선사 중 최초로 유럽 자동차 물동량 최대 규모 항만인 독일 브레머하펜항에 단독 사용이 가능한 선적 터미널을 확보했다. 브레머하펜항은 연간 200만대의 선적이 이뤄지는 자동차 물류의 ‘심장’으로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BMW 등 독일 대표 브랜드를 포함한 유럽 완성차 대부분의 선적이 이뤄지는 항만이다. 현대글로비스는 3개의 선석(항 내 선박을 계류시키는 시설)과 10만㎡ 규모 야적장 등 전용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비계열 물량 확대를 위해 꾸준히 글로벌 자동차 핵심 권역 곳곳에 전용 선적 공간을 구축해왔다. 앞서 현대글로비스는 2018년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를 건설했고 201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항구 내 신규 완성차 야적장을 확보해 축구장 143개 면적인 100만㎡에 이르는 자동차 부지를 전용하고 있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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