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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0조원이라는 금액이 너무나 커서 어느 정도인지 찾아보니 우리나라 3대 주식시장 코스피·코스닥·코넥스에 상장된 기업 가치를 모두 합한 것보다도 큰 금액이었다.
빌 게이츠는 MS사의 창업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MS사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 시켜 얻은 자신의 부와 영향력을 빈곤퇴치와 환경개선 등 사회발전에 쏟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가 작년에 출간한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이라는 책을 살펴보면 ‘이 사람이 정말 소프트웨어 전공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탄이 절로 나온다. 수준 높은 기후환경 지식을 바탕으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이 자세히 설명돼 있는데 책에 의하면 매년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510억톤 중 19%가 농업 분야에서 나온다고 한다. 이 사실은 농업 분야 기관에 근무하는 필자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지난 여름 필자는 농업 분야 대학생 기술창업 아이디어를 평가할 기회가 있었다.
못생겨서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농산물, 초과 생산돼 버려질 농산물로 가공식품을 만들겠다는 팀과 버려지는 조개껍데기로 디자인 상품을 만들겠다는 팀 등 많은 청년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치를 기반으로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었다. 이처럼 우리나라 청년과 벤처창업기업이 농업분야와 ESG경영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에 내심 안도할 수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이미 시장에서는 농업용수 절약 제품을 만드는 회사, 농산물의 신선도를 오래 유지해서 버려지는 농산물을 줄이겠다는 회사, 분해가 잘되는 바이오 포장 용기를 개발해 플라스틱을 대체하겠다는 회사 등 ‘ESG가치’를 주력으로 내세우는 기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투자사들이 왜 앞다투어 ESG펀드를 만들어 투자하는지 알 것도 같다.
앞서 서술했듯이 농업 분야에서는 이미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농업 분야에 개선할 부분이 많다’라는 것을 우리의 혁신적인 창업가들은 ‘농업 분야에 기회가 많다’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같은 창업가와 창업기업을 계속해서 발굴하고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정부나 공공기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일 것이다.
지난 10일 ‘2022년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이 공고됐다. 농식품 분야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예비창업자 및 창업기업을 적극적으로 모집하고 있다. 필자에게는 작은 희망사항이 있다.
‘우리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겠다’는 비전을 가진 많은 창업가가 지원해 빌 게이츠처럼 성장해 사회 발전을 위해 영향력을 쏟을 수 있는 창업자가 많아지는 것이다.
기고=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이경원 창업육성팀장(책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