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둔화 ‘경고음’…홍남기 “엇박자 없는 정책조합 필요”

OECD 韓 경기선행지수, 5개월째 하락
洪 "방역 우선·대외변수·재정 제약 많아
민생·물가 등 일관된 정립성 강구할 것"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작성하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가 5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경기선행지수가 내림세를 기록했다는 것은 앞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나라 경제의 제약조건으로 ‘방역·대외변수·재정’ 등을 꼽으면서 “연초부터 엄중함과 긴장감을 갖고 폴리시 믹스(Policy mix·정책 조합)상 경제정책의 정교함과 정합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봤다.

2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대비 0.1포인트 하락한 101.2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경기선행지수는 2020년 5월(98.5)부터 지난해 7월(101.7)까지 15개월 연속 상승하다가 지난해 8월(101.6) 하락 전환한 뒤 5개월째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9월 101.5, 10월 101.4, 11월 101.3, 12월 101.2 등이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경기 순환의 전환점 신호를 빨리 포착하기 위해 고안된 지표로, 6∼9개월 후 경기 흐름을 가늠하는 데 쓰인다. 코로나19 충격 이후 강하게 반등했던 주요국의 경제 성장세가 머지않아 수그러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나마 경기선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높아 향후 국내총생산(GDP) 수준이 장기 추세를 웃돌 것이라는 예상이다. 장기평균인 100보다 낮으면 장기 추세를 밑돌 것이라는 의미다. 즉, 6∼9개월 후 우리나라 GDP 수준이 장기 추세를 웃돌긴 하지만 경제성장 속도는 장기 추세보다 느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홍 부총리도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3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를 열고 모두발언을 통해 “지금 우리 경제는 여러 제약조건을 지닌 채 여러 대내외 상황이 서로 얽혀 있는 복합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우리 경제의 제약조건으로는 ‘방역 우선, 대외 변수, 재정 관점’ 등 3가지를 꼽았다. 그러면서 “제약조건 아래 방역과 민생 조화, 경기 회복과 물가 제어, 금리 인상과 추가경정예산(추경) 지원, 대외 변수와 수출력 제고 등을 엇박자 없이 조화롭게 추구해 나가야 한다”며 “정부는 소상공인 지원부터 물가·민생 안정·경기 회복 뒷받침 등에 이르기까지 맞춤형 정교함과 일관된 정합성을 확고히 견지한다는 방침 아래 상반기 경제정책들을 적극적으로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기선행지수 내림세에 따른 경기 성장 둔화 전망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OECD 회원국 전체로 넓혀 봐도 마찬가지였다. OECD 회원국의 지난해 12월 경기선행지수는 우리나라보다 낮은 100.5였다. 전월대비 0.1포인트 내린 수준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8월부터 5개월째 하락세다.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면 향후 수출 등 우리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도 “올해도 작년에 이어 수출이 우리 경기 회복을 견인할 필요가 있고 또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많은 수출기업이 수출 물류비 급등에 따른 수출 물류 애로, 공급망 차질 등을 호소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긴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물류 애로 해소를 위해 1월 중 임시선박 8척, 상반기 중 미주노선 화물기 4000편 이상을 투입하고 중소화주 대상 정기선박 배정 선복량을 주당 55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에서 900TEU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로테르담·바르셀로나 등 해외 주요 항만에 공동 물류센터를 개장하고 부산신항에 2월까지 임시보관소를 확충하고 6월에는 신규 터미널도 개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