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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매의 발톱’에 할퀴인 금융시장 ‘검은 목요일’

파월 ‘매의 발톱’에 할퀴인 금융시장 ‘검은 목요일’

기사승인 2022. 01.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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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올 6~7회 금리인상 가능성
코스피, 전거래일 대비 3.5% 급락해
14개월來 2700선 붕괴…2614.49 마감
원·달러환율도 1202.8원 치솟아 '출렁'
정부 "국내 시장 영향 크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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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6일 (현지시간) 3월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시장 예상보다 빠른 속도의 긴축 정책을 시사하면서 또다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새해들어 처음 열린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당초 예상됐던 4~5회보다 많은 6~7회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연준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긴축기조를 확인하고 27일 문을 연 코스피는 3% 넘게 급락하며 14개월만에 2700선이 붕괴됐다.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도 14거래일만에 1200원선을 돌파하는 등 크게 출렁였다.

◇“파월, 최대 7회 인상 가능성 배제하지 않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이날 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고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신을 이를 두고 연준이 3·5·6·7·9·11·12월 등 3월 이후 6차례 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의 이번 발언을 연준이 2015년 분기마다 금리를 올리기 전 금리 인상이 “단지 점진적”(only gradual)일 것이라고 말한 것과 비교하기도 했다. 7차례 인상 가능성은 그동안 대세였던 4회 인상 전망을 뛰어넘는는 것이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 회의 후 공개한 점도표를 통해 3차례 인상을 시사했으나, 이후 물가 상황이 계속 악화하자 시장에서는 4회 인상 전망이 점쳐졌다. 로이터통신은 금리 트레이더들이 이미 기준금리 4회 이상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의 가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준의 통화정책 변경 확률을 추산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5회 인상 확률이 전날 31%에서 이날 53%로 급등했다. 또 6월 회의 때까지 3차례 연속 금리를 올릴 확률이 60%를 넘어섰다.

파월 의장의 이번 발언으로 금융시장은 출렁거렸다. 연준의 금리 움직임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이날 1.089%로 0.064%포인트(6.4bp, 1bp=0.01%) 올라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20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1.845%로 0.063%(6.3bp) 상승해 코로나19 대확산 시기의 고점에 근접했다.

◇정부 “FOMC 결과 다소 매파적…국내 영향 크지 않을 것”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간밤 국제금융시장은 이번 FOMC 결과를 소화하며 전반적으로 제한된 변동성을 보였다”며 “이번 FOMC 성명서는 대체로 시장 예상과 부합했으나, 올해 금리인상 횟수가 당초 예상했던 3회보다 늘어날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 등이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번 FOMC 결과가 국내 금융시장에도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은 또다시 패닉에 빠졌다. 연준이 오는 3월 첫 금리 인상에 나선 뒤 연내 총 6~7회까지도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세계 경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2700선이 무너졌다. 외국인과 기관의 투매로 결국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94.75p(3.50%) 내린 2614.49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장중 4%에 가까운 낙폭을 보인 끝에 전날보다 32.86포인트(3.73%) 내린 849.23에 거래를 끝마쳤다. 서울 외환시장도 요동쳤다. 원·달러 환율은 5.1원 오른 1202.8원을 기록하며 1200원대를 넘어섰다. 가팔라진 미국의 긴축정책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이 우려되면서다.

이에 대해 이 차관은 “정부도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주시하며 필요시 시장안정조치를 선제적으로 시행하고, 국채시장에서도 필요시 한국은행과의 정책 공조를 통해 국고채 단순 매입 등 조치를 적기에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주시하며 필요시에는 관계기관과 미리 준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시장안정조치를 선제적으로 시행하겠다”며 “국채시장에서는 추가경정예산 재원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시아 금융시장도 일제히 ‘검은 목요일’을 맞았다. 일본의 니케이225지수는 전거래일보다 3.11% 급락한 2만6170.30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의 상해종합지수와 대만의 가권지수, 홍콩의 항셍지수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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