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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4% 성장은 ‘빛좋은 개살구’…긴장의 끈 놓지 말아야

[기자의눈] 4% 성장은 ‘빛좋은 개살구’…긴장의 끈 놓지 말아야

기사승인 2022. 01. 2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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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증명사진
이지훈 경제정책부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가 4% 경제성장을 달성했다. 이는 2010년(6.8%)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수출의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민간소비도 회복된 탓에 경제가 살아났다고 평가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5일 한국은행이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 발표하자 곧 이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 2년 차인 지난해 4% 경제성장을 통해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빠르고 강한 회복세를 달성하면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위기에 강한 경제임을 입증했다”면서 한껏 고무된 반응을 내비쳤다.

물론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우리 경제가 선방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마틴 카우프만 국제통화기금(IMF) 한국 미션단장은 27일 “한국 경제는 견조한 거시경제 펀더멘털, 시의적절하고 효과적인 방역대응, 그리고 포괄적인 재정, 통화 및 금융조치 이행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충격에서 꾸준히, 양호하게 회복해 왔다”면서 “그 결과 한국은 팬데믹으로 약화되었던 경제 기반이 회복됐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다만 정부의 이 같은 평가가 너무 섣부른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 사실 4%대의 경제성장은 2020년 코로나19 충격으로 역성장(-0.9%)한데 따른 기저효과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11년 만에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반쪽짜리 성장’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과거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IMF 외환위기가 터진 1998년 한국 경제는 -5.1% 역성장했지만 이듬해인 1999년 11.5%로 크게 뛰어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인 2009년 0.8% 성장에 그친 우리 경제는 2010년에는 6.8%로 반등했다.

이에 더해 지난해 50조원 달하는 추가경정예산이 내수를 끌어올려 경제성장을 높인데 한 몫 했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다.

지금은 4% 성장에 고무돼 있을 상황이 아니다. 당장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미국의 긴축정책, 고유가,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리스크를 감안할 때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역대 최장수 경제사령탑인 홍 부총리의 임기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긴장에 끈을 놓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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