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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대통령 중재 외교 좌초 위기...러·우크라서 부인·거부 움직임

마크롱 대통령 중재 외교 좌초 위기...러·우크라서 부인·거부 움직임

기사승인 2022. 02. 09.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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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크렘린궁 대변인, '마크롱-푸틴 우크라 긴장 완화 합의' 부인
우크라 대통령, 우크라 '핀란드화' 제안 거부한듯
"러시아군 철수 용의 징후 못 봐"
우크라 외무장관 "주권침해 '레드라인' 넘지말라"
Ukraine Tensions France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가진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키예프 A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을 해결하기 위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중재 노력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이 마크롱 대통령의 언급과 제안을 부인하거나 거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8일(현지시간) 전날 모스크바에서 가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위기를 진정시키는 데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고 한 마크롱 대통령의 생각을 부인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 러 크렘린궁 대변인, 마크롱 대통령 전용기 우크라 도착도 전에 ‘마크롱-푸틴 긴장 완화 합의’ 부인 성명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현재 상황에서 러시아와 프랑스는 합의를 할 수 없다”며 “프랑스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지 나토를 주도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마크롱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긴장 완화에 대한 합의에 도달했다는 보도를 부인하면서 프랑스가 아니라 미국이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이라고 NYT는 해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키예프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취재진과 만나 푸틴 대통령에게 전날 구체적인 안전 보장 방안을 제안했다며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다는 확약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페스코프 대변인은 마크롱 대통령의 전용기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착륙하기도 전에 이를 부인했다고 NYT는 전했다.

프러 정상회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사진=모스크바 AP=연합뉴스
페스코프 대변인은 프랑스 대통령실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군이 벨라루스에서 합동군사훈련을 끝난 후 철수하고, 가까운 장래에 우크라이나 근처에서 새로운 군사작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고 전한 것도 부인했다.

그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국경 배치는 항상 일시적인 계획이었지만 러시아는 언제 이를 끝낼지에 대해 약속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에 관해 계속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서방 카운터파트 국가들이 우리의 우려를 고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거나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과 나토가 지난달 26일 우크라이나의 가입 등 나토의 동진(東進) 중단, 냉전 종식 이후 나토에 가입한 구소련 국가에 대한 무기 또는 군대 배치 금지 등을 담은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 문서 초안을 거부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와 벨라루스군의 합동훈련에는 6만에서 8만명의 양국 병력이 참가하며 방공 시스템·전투기·전차·장갑차 등이 투입된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다수 러시아군 부대가 훈련 후에도 벨라루스에 남거나 우크라이나 침공에 참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마크롱, 우크라 ‘핀란드화’ 제안,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 거부한 듯...돈바스 교전 해결 위한 러·우크라·프·독 회담 개최

마크롱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을 위한 ‘핀란드화’ 모델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정부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을 멈추기 위한 ‘민스크 평화 협정’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핀란드화’는 전날 마크롱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언급한 용어로 우크라이나가 냉전시대 핀란드처럼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엄정한 중립을 선언하면서 강력한 이웃 국가인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유지하고, 민주주의 국가로서 생존하는 방안을 의미한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은 나토와 동유럽에서의 나토 존재에 대한 러시아의 우려 해결은 자신이 추구했던 외교적 접근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등 4개국이 참가하는 ‘노르망디 형식’ 회담으로 돈바스 지역 분쟁을 해결해야 우크라이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다는 주장인 셈이다. 4개국 정상은 2014년 6월 6일 프랑스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에서 회동해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했고, 이는 2015년 2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평화 정착 방안을 담은 ‘민스크 협정’ 체결로 이어졌다.

하지만 ‘민스크 협정’의 모호한 문서에 대한 해석이 달라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돈바스 지역 분쟁 해결 방안 논의를 위한 4개국 정상의 정책보좌관 회의가 10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방문 후 곧바로 독일 베를린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숄츠 총리는 전날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졌고, 다음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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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부터)·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베를린 AP=연합뉴스
◇ 젤렌스키 “러시아군 철수 용의 징후 못 봐”...우크라 외무장관 “우크라 주권 침해 ‘레드라인’ 넘지 않을 것”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견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다소 낙관적인 전망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그는 베를린 회의를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 점령을 끝내고,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철수할 용의가 있다는 징후를 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고 NYT는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철수가 모든 합의의 전제조건이라고 못 받고 있다.

드미트로 쿨베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이날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주권을 침해하는 ‘레드라인’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 가입 제한 등이 우크라이나의 주권 침해라는 지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우리는 ‘레드라인’을 넘지 않을 것이며 누구도 우리에게 그 선을 넘도록 강요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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