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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사업 분사’ LS일렉트릭, 빠지는 주가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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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승인 : 2022. 02. 09. 18:09

EV릴레이 사업 물적분할 결정
하루 만에 시총 1500억원 증발
내달말 주주총회 "IPO 계획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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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일렉트릭 청주공장 전경. /제공=LS일렉트릭
LS일렉트릭이 친환경차 핵심 부품 사업을 떼어내 신설법인을 설립한다. 수요 급증에 대비해 해당 시장을 선점하고 품질 제고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성장 잠재력이 큰 사업을 떼어냄에 따라 곤두박질치는 주가는 고민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S일렉트릭 주가는 최종 4만3950원에 마감했다. 전날 대비 5000원(10.21%) 하락한 수준이다. 이날 LS일렉트릭 주가는 장중 4만385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 거래일 1조4685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하루만에 1500억원이 증발해 1조3185억원을 기록했다.

LS일렉트릭이 단순·물적분할을 통해 신설법인을 설립하겠다고 밝힌 탓이다. 회사는 전날 장 마감 후 수소·전기차 핵심부품인 EV릴레이(Relay) 사업을 분할, LS이모빌리티솔루션(가칭) 주식회사를 신설하겠다고 공시했다.

EV릴레이는 수소·전기차의 핵심 부품이다.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에 전기에너지를 공급하거나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LS일렉트릭은 앞서 2012년부터 EV릴레이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어 육성해왔다. 덕분에 2016년 300억원에 불과하던 EV릴레이 사업 매출은 지난해 585억원까지 늘었다.

회사는 분할 이유에 대해 “각 사업부문의 특성에 맞춰 성장잠재력을 확보하고 다양한 사업문화 구조를 단순화시킴으로써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향상시키는데 분할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EV릴레이 사업을 떼어내겠다고 밝히면서 LS일렉트릭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점이다. 신설법인의 추후 상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주식가치 훼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설법인 설립은 분할존속회사가 신설회사 발행주식 100%를 배정받는 단순·물적분할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기존의 분할되는 회사(LS일렉트릭)는 존속하고 분할신설회사(LS이모빌리티솔루션)는 비상장법인이 된다. 존속법인이 신설법인의 지분 100%을 갖기 때문에 주식가치 훼손이 없다. 문제는 신설법인이 상장하는 경우다. 이 경우 유망한 신사업을 떼어냄에 따라 존속법인의 가치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LS이모빌리티솔루션의 기업공개(IPO)가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 급증에 따라 생산 능력 확충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다.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자본시장에서 돈을 조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LS일렉트릭 전체 매출(2조6683억원)에서 EV릴레이 사업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체 매출 내 이익기여도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큐와이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V릴레이 시장은 2020년 11억3563만 달러(한화 약 1조3600억원)에서 2026년 말 54억6796만 달러(약 6조54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30%에 달하는 성장률이다.

물적분할 여부는 오는 3월 28일 주주총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현재 LS일렉트릭의 최대주주가 ㈜LS(46.0%)인만큼 물적분할은 계획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소액주주 비중은 38%에 불과하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현재까지 신설법인 상장 계획은 없다”면서 “기존 주력해오던 사업과 제품 주기 등 여러 부분이 달라 별도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 분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IPO 계획이 없는 만큼 투자 계획이나 성장 플랜 등도 부재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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