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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국들은 항공모함 전력을 앞세우며 해군 군사력 증강을 통해 해양통제권 선점을 시도하고 있다. 해외 물동량의 99.7%가 바다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우리 실정에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올해 경항공모함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경항공모함 사업은 지난해 사업타당성 조사, 국방부 주관 연구용역 등 정식 절차를 거쳐 필요성을 인정받았다. 올해 사업 기본설계 비용으로 72억 원을 확보한 상태이며, 2033년까지 2조 원 이상을 들여 길이 265m, 3만 t급 경항공모함을 건조할 계획이다. 기본설계 예산이 반영됐지만 여전히 경항공모함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어려움을 겪었던 경항공모함 사업이 추진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미래 안보환경에서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국방부 주관 연구용역 결과보고서에서 항모전투단은 평시(平時)에 막강한 군사력 현시(顯示)로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고, 전시(戰時)에는 한미 연합 항모강습 능력을 통해 전쟁을 조기에 종결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중 전략경쟁 본격화와 동북아 국가의 해군력 강화 현실 속에서 한반도 및 동북아 유사시에 대비하는 미래 전략자산으로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미 경항공모함 사업은 계획에 따라 진행되었고, 이제 남은 일은 경항공모함 사업을 국책사업으로써 정상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일이다. 국가안보의 큰 틀에서 긴 호흡을 갖고 안정적으로 진행돼야 하며 정치적 상황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제주해군기지 경우도 흔들림 없는 안보 사업의 가치와 필요성을 잘 보여줬다.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정부가 여러 차례 바뀌었어도 묵묵하게 건설된 제주해군기지는 현재 우리의 해양주권을 수호하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만약 이런 국책사업이 정치적으로 중단됐다면 오늘날 제주해군기지는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국군통수권자는 ‘안보에는 여야(與野)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라는 명제(命題)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는 국가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올해 5월 취임하는 대통령도 이를 잊지 말고 국가안보의 차원에서 경항공모함 사업을 추진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역사적으로 바다가 위태로웠던 국가 중 살아남은 국가는 없었다. 혼돈과 격랑의 한반도 안보환경 속에서 경항공모함은 대한민국 미래의 가장 든든한 국가전략수단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로마시대 유능한 전략가인 베제테우스의 ‘평화를 원하면 전쟁에 대비하라’는 말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