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심기일전’ 현대重그룹 사장단 긴급회의…권오갑 “최악 시나리오까지 검토하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20420010012232

글자크기

닫기

최서윤 기자

승인 : 2022. 04. 20. 18:25

4개월만에 총집결…외부영향 최소화 전략 점검
KakaoTalk_20220420_155531947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이 사장단을 긴급 소집해 급변하는 경영환경 극복을 위한 전략을 점검했다. 지난해 12월 말 신년 경영계획을 수립하는 정례 사장단 회의 이후 4개월 만에 사장단이 또 총집결한 것이다. 그룹 내부에서도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원자잿값 폭등과 중국 상하이 봉쇄, 우크라이나 사태 등 최근 일련의 글로벌 이슈들이 수출사업 위주인 그룹 계열사들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고, 긴급 전략회의를 통해 심기일전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권오갑 회장은 20일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빌딩에서 조선해양·에너지·건설기계·일렉트릭 등 10개사 사장단이 참석한 전체 회의를 주재하고 “앞으로의 위기는 그동안 우리가 겪었던 위기와 차원이 다를 수 있으므로 계열사별 워스트 시나리오까지 감안하여 검토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HD현대와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를 겸직하는 오너3세 정기선 사장과 현대중공업 한영석 부회장·이상균 사장, 현대미포조선 신현대 사장, 현대삼호중공업 김형관 부사장, 현대오일뱅크 강달호 부회장·주영민 사장, 현대제뉴인 손동연 부회장·조영철 사장,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오승현 부사장, 현대일렉트릭 조석 사장 등이 참석했다.

회의는 무겁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4시간가량 진행됐다. 각 계열사 사장들은 ‘긴장 모드’ 속에서 최근 글로벌 환경이 연초 세운 경영계획 추진에 미치는 영향과 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책을 차례대로 발표했다.

먼저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한 조선사업 분야에서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자잿값 급등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비책을 마련했다.

세계적 추세에 맞춰 탄소중립 선도기술 확보를 통한 시장 우위 확보 전략도 논의됐다. 권오갑 회장은 현대중공업 한영석 부회장과 이상균 사장에게 “조선 3사의 미래 방향과 사업전략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또한 중대재해 등 각종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각 사업장 단위로 구축한 안전관리 방안을 공유하고 강화된 안전관리 방침을 현장에 맞게 설계해 즉시 적용하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가 총괄하는 에너지 사업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가 불안 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가 변동에 따른 경영영향 점검과 석유화학 사업의 실적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진행 중인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공개(IPO)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도 올해의 주요 과제로 거론됐다. 과거 대외변수에 휘둘려 상장을 두 번 보류한 바 있다.

중국 정부의 상하이 봉쇄 조치에 따른 중국 내수 시장 위축에 대한 건설기계 사업의 대응 전략도 점검했다. 중국은 전 세계 건설장비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공장은 산둥성 옌타이에, 현대건설기계 공장은 장쑤성 창저우에 있기 때문에 당장 상하이 봉쇄에 따른 차질은 없으나, 봉쇄 장기화 시 중국 경기 둔화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대응 방안을 강구했다.

권오갑 회장은 회의를 마무리하며 “사장단이 책임감을 가지고 소신 있게 경영계획을 추진해 나가면 위기는 곧 기회가 되는 순간이 올 것”이라며 “직원들에게도 경영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서윤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