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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핵 공격 위협, 조용히 ‘핵 안보’ 실력 갖추자

[사설] 핵 공격 위협, 조용히 ‘핵 안보’ 실력 갖추자

기사승인 2022. 04. 2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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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항일빨치산’ 90주년을 맞아 남한에 보여줄 수 있는 대량 살상무기는 다 보여주며 핵 선제공격 위협을 가해왔다. 김정은은 27일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핵 무력을 전쟁 방지용으로만 두지 않고 언제든 가동할 수 있게 준비되어야 한다”고 했는데 전문가들은 핵 선제공격을 천명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열병식에서 남한을 겨냥한 전술유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부터 미국 본토 타격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종류별 핵 투발 수단이 공개됐는데 마음만 먹으면 한국이든 미국이든 공격할 수 있음을 과시한 것이다. 김여정도 최근 남한에 대한 핵 공격 운운했는데 공격 여부를 떠나 이런 위협 자체가 우리에겐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김정은이 툭하면 핵 위협을 일삼는 것은 실제로 핵을 써먹겠다는 의도도 있겠지만 한국과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한 ‘레토릭’으로 보기도 한다. 미사일을 쏴도 한국이 크게 반응하지도 않고 미국 역시 외교적 해법만 강조해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싶은 게 북한의 속내라는 얘기다. 북·미 간 대화의 끈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것도 북한엔 불안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의 위협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강대강 대치는 피해야 하지만 소극적으로 대응하다 공격을 받는다면 나라의 존망까지 위태롭게 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핵의 사용을 공공연히 언급하는데도 우크라이나는 속수무책일 뿐이다. 맞설 핵도 없고, 무기도 약해 딱히 선택지도 없다. 이런 무서운 일이 한반도에서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한반도에서 핵은 뜨거운 감자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처럼 당하는 처지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북한 말 한마디에 겁을 먹거나 과잉 반응을 보이기보다는 이스라엘이 조용히 핵 보유 능력을 키웠던 것처럼 미국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확실하게 우리의 핵 안보 실력을 갖추는 게 무엇보다 긴요하다. 핵에 대한 진영논리를 버리는 것도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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