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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기술 능통 북 주민과 김정은 정권, 디지털 ‘고양이와 쥐’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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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2. 04. 28. 06:38

미 비영리단체 루멘 '북 디지털 통제체계' 연구서 발표
FT "기술 능통 소수 북 주민, 지하활동 조명"
북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 '전화조작프로그램 불법설치 금지' 포함
북한 스마트폰
미국 비영리단체 루멘(Lumen)이 27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 ‘폭로 프로젝트: 북한의 디지털 통제 체계에 관한 새로운 연구’ 표지./사진=루멘 보고서 캡처
정보에 대한 더 많은 접근을 원하는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 전체주의 정권과 쫓고 쫓기는 디지털 ‘고양이와 쥐’ 게임을 하고 있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미국 비영리단체 루멘(Lumen)을 대신해 미국과 독일 북한 전문가들이 작성한 보고서 ‘폭로 프로젝트: 북한의 디지털 통제 체계에 관한 새로운 연구’를 입수해 이같이 전하고, 최신 기술에 능통한 북한 주민들이 규제를 우회하려고 하지만 적발에 대한 처벌은 가혹하다고 밝혔다.

FT는 이 보고서가 최신 기술에 능통한 소수의 북한 주민들이 북한 정권이 그들의 스마트폰에 설치한 소프트웨어와 감시 시스템을 우회하려고 하는 북한의 ‘초기 해커의 지하활동’을 조명했다며 해커들이 중노동, 정치범 수용소에서의 장기 수감, 심지어 사형선고의 위험을 무릅쓰고 이 같은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은 북한 내에서 국제전화와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고, 극소수의 북한 주민들은 특정 국가기관을 통해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지만 대다수는 국내 전화와 국내 인트라넷(내부 전산망)만 사용할 수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 ‘루멘’의 설립자인 백지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퍼센터 연구원은 “북한 정권은 주민들을 정보 공백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법·사회·형사·기술적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북한 정권의 아킬레스건은 시민들이 국경 외부의 현실에 관해 알고, 정권으로부터 배운 대부분이 거짓임을 깨닫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미래
북한 ‘미래’ 와이파이 애플리케이션 시작과 로그인 화면./사진=미국 비영리단체 루멘(Lumen) 보고서 캡처
북한 당국은 많은 북한 주민들이 소유한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OS) 사용 중국산 중가 스마트폰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를 제어·검열·감시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사용하는데 이에는 비인증 프로그램과 콘텐츠에 대한 접근을 거부하는 디지털 인증 시스템부터 주민들의 온라인 활동을 임의적으로 스크린샷으로 캡처해 보고하는 추적 뷰어(Trace Viewer)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FT는 전했다.

이번 보고서 집필에 참여한 마틴 윌리엄스 미국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북한과 같은 나라가 주민들에게 스마트폰을 허용하는 이유는 교육과 상업 측면에서 기술의 가치를 볼 수 있기 때문인데 신기술이 도입될 때마다 정권이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활용된다며 스마트폰 허용은 양날의 검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원들은 친구나 동료 그룹이 스마트폰에서 국가 통제를 우회하는데 어떻게 서로를 도왔는지 각각 설명한 두명의 탈북자들을 인터뷰했다. 한명은 중국 국영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술자로 근무했으며 다른 한명은 김일성종합대학 컴퓨터 공학과 출신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비슷한 방법을 사용한 두 탈북자가 “USB 케이블로 스마트폰을 랩톱에 연결해 앱을 스마트폰에 전송한다”며 “스마트폰이 제대로 속으면 앱이 보안 프로그램에 감지되거나 삭제되지 않고 스마트폰에 전송돼 실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은 “이렇게 하는 이유는 스마트폰 보안을 우회해 승인되지 않는 앱·사진 필터·미디어 파일을 설치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FT는 외부 문화 소지자를 처벌하기 위해 2020년 제정된 ‘반동사상·문화 배격법’에 ‘전화 조작 프로그램 불법 설치’를 구체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며 이는 이러한 활동에 대해 북한 정권이 우려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윌리엄스 연구원은 FT에 “이는 당국과 고양이와 쥐 놀이를 하고 있는 초기 해커의 지하활동”이라며 “이는 아직 매우 소수이지만 우리가 이를 목격한 것을 처음”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강력한 사이버 범죄 능력을 갖추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4일 블록체인 비디오 게임 ‘액시 인피니티’의 6억1500만달러의 암호화폐 해킹 배후로 지목하고, 이 단체와 연결된 암호화폐 이더리움 지갑을 제재 리스트에 추가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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