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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 유머펀치] ‘하나회처럼회’

[아투 유머펀치] ‘하나회처럼회’

기사승인 2022. 05. 1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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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객원논설위원
아투유머펀치
이제는 모두 고인이 되었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과 코미디언 이주일의 공통점에 대한 유머가 한 때 유행했다. 우선 두 사람의 데뷔년도가 1980년으로 같은 데다 대머리에 축구를 좋아했다는 게 부각됐다. 주요 활동무대의 이름 또한 비슷했다고 꼬집었다. 전두환은 푸른 기와집(청와대), 이주일은 초원의 집(극장식 식당)에서 쇼를 벌이며 돈을 모았다는 것이다.

정작 당시 국민들의 카타르시스를 자극한 핵심 관전 포인트는 따로 있었다. 둘 다 정말 웃기는 사람이었는데, 이주일은 자기가 웃긴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전두환은 자신이 온 국민을 웃긴다는 걸 몰랐다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40여 년이 지난 오늘날 대한민국 국회에서 벌어진 검수완박 입법농단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이주일·전두환을 능가하는 코미디라는 지적이 많다.

70여 년 역사를 지닌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차대한 사안을 위장탈당과 회기 쪼개기라는 꼼수와 편법까지 동원하며 군사작전 하듯 밀어붙인 것을 두고 한 말이다. 못된 시어머니(군사정권) 욕하면서 닮아가는 며느리(민주당)의 모습이라는 질타도 나온다. 민주당 내 강경파 모임 ‘처럼회’의 행태가 전두환 중심의 군부 내 비밀사조직 ‘하나회’를 닮았다는 것이다.

검수완박 법안을 강행처리한 민주당의 횡포와 이에 동조한 정의당을 묶어 전두환 정권이 파생시킨 ‘민주정의당의 부활’이라는 비유까지 등장했다. 더 흥미진진한 쇼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처럼회’ 소속 의원들에 의해 벌어졌다. 먼저 이수진 의원이 수시로 무작정 고함을 질러 “낮술 했냐”는 네티즌의 반응을 불렀다. ‘술주정 청문회’란 힐난이 쏟아졌다.

김남국 의원은 이모(李某) 교수를 이모(姨母)로 우겼다가 망신을 당했다. 최강욱 의원은 한국쓰리엠을 한동훈의 딸 이름으로 몰아붙였다가 웃음거리가 됐다. 더구나 헛발질을 거듭한 두 사람은 ‘짤짤이’ 성희롱 논란의 당사자들이 아닌가. 국회의 파행과 청문회 촌극을 지켜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개그 콘테스트가 따로 없다”고 혀를 찼다. 그런데 이들은 자신들이 정말 웃긴다는 걸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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