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인도 밀·설탕, 말레이 닭고기 수출 제한…내수시장 챙기는 亞 식량안보

인도 밀·설탕, 말레이 닭고기 수출 제한…내수시장 챙기는 亞 식량안보

기사승인 2022. 05. 25. 14:1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SUGAR-GLOBAL/OUTLOOK <YONHAP NO-0458> (REUTERS)
브라질 산토스의 부두에서 설탕을 옮기고 있는 모습./제공=로이터·연합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제한조치 이후 인도와 말레이시아도 잇따라 밀·설탕·닭고기 등의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곡창지대 아시아 국가들이 내수시장 안정과 식량안보를 이유로 취하고 있는 조치에 식량 보호주의 강화로 인한 여파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자국 내수 시장의 가격 급등을 방지하기 위해 설탕 수출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당국은 2021~2022 마케팅 연도(매년 10월 시작)의 설탕 수출량을 1000만톤으로 제한한다. 당장 다음달부터 오는 10월 말까지 설탕을 해외로 반출하기 위해선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인도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4월 말까지 710만톤을 수출했고 이번달에도 최대 100만톤이 수출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로 당장 다음달부터 9월까지의 수출량이 200만톤으로 제한되는 셈이다.

인도 식품가공업부는 “최근 설탕 수출이 급증하면서 재고 확보와 서민 경제 안정을 고려한 조치”라 설명했다. 설탕 가격이 급등하는 추세 속에서 인도 정부가 사전에 충분한 재고를 비축하겠다는 의도다. 인도는 세계 설탕 생산 1위국이자 브라질에 이은 수출 2위 국가다. 인도 정부의 설탕 수출 제한 움직임으로 런던 선물 거래소의 설탕 가격은 약 1% 오르고 인도 설탕 생산업체의 주가는 폭락했다.

다만 2019~2020·2020~2021 마케팅 연도간 인도의 설탕 수출량이 각각 596만톤·700만톤이었고 이번 년도 계약 물량이 850만톤이었던 만큼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도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자국 내수시장을 우선시하며 식량 안보를 내세우고 있어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세계 밀 생산 2위국이기도 한 인도는 지난 13일 갑작스레 밀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기록적 폭염으로 밀 생산이 감소하며 내수시장 가격이 20~40% 가량 급등하자 취한 조처다. 자국의 식용유값이 급등했던 인도네시아도 지난달 28일 팜유와 관련 상품 수출을 금지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3일부터 수출을 재개했지만 정부가 국내 물량 유지를 위한 내수시장 공급 의무를 부여했다.

말레이시아도 다음달 1일부터 360만마리에 이르던 닭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표면적으론 닭고기 가격 담합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서였지만 시장 개입을 의심케 할만큼 닭고기 가격이 급격히 상승해 수출금지 조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자국 닭고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수급을 조절하겠단 조치인만큼 인도네시아와 인도의 식량안보주의와 같은 맥락이다.

로이터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에서도 식량보호주의와 그로 인한 무역전쟁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기타 고피나트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부총재는 식량보호주의가 “주요 쟁점이 됐으며 이제 전면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피나트 부총재는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많은 나라들이 앞다퉈 식량을 비축하고 이때문에 오히려 가난한 나라의 주민들이 겪는 어려움이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식량과 비료 수출 제한 등이 오히려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