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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장비 수급을 직접 협의하고, 차세대 반도체 협력을 논의하는 등 말 그대로 ‘반도체 집중 행보’다.
최근 발표한 450조원 투자에 대해 “목숨걸고 하는 것”이라는 투지를 밝힌 이 부회장이 이번 유럽 출장을 기점으로 삼성의 미래 시장 개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틀간 네덜란드 총리→ASML→imec…“반도체에 반도체, 집중 행보”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14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총리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총리를 만났다고 15일 밝혔다. 같은 날 이 부회장은 에인트호번 소재 반도체 장비 제조사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대표이사(CEO), 마틴 반 덴 브링크 CTO 등 경영진을 만났다. 이튿날인 15일에는 벨기에 루벤에 있는 유럽 최대 규모 종합 반도체 연구소 imec를 방문해 루크 반 덴 호브 CEO를 접견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이후 1년 8개월여 만에 ASML 본사를 방문해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수급 해결사를 또 한 번 자처했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수요 증가, 이에 따른 설비 투자 확대로 ASML의 장비 공급부족이 심화되자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선 것이다. 이날 ASML 미팅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도 배석했다.
삼성전자는 화성·평택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EUV 기술을 적용해 파운드리 고객사 제품과 고성능 D램을 생산하고 있다. ASML은 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반도체 초미세 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EUV 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
ASML의 EUV 장비의 원활한 수급에 사업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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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2020년 10월 ASML 본사를 직접 찾아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에 사용될 신형 장비를 살펴본 데 이어, 이번 출장에서도 설비 생산 현황을 둘러봤다. 앞서 베닝크 CEO 등 ASML 경영진은 지난 2016년 11월 삼성전자를 방문해 중장기 투자 계획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2000년대부터 반도체 제조 공정·장비 개발 분야에서 ASML과 협력한 삼성전자는 2012년에는 ASML 지분 투자를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도 했다.
산업계는 부회장이 EUV 장비 확보에 직접 나서면서 삼성전자가 ASML 장비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렌지색 넥타이 이재용, 네덜란드 총리와도 ‘반도체 협력’ 논의
이 부회장이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만난 것도 ASML의 장비 수급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목적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삼성이 공개한 사진에서 이 부회장은 뤼터 총리와 반도체 웨이퍼 모양의 액자를 들고있다.
삼성측은 “삼성과 네덜란드의 오랜 협력과 우정에 대한 감사의 뜻을 각인한 웨이퍼”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이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오렌지색 넥타이를 매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삼성은 “6년 만에 네덜란드 뤼터 총리와 만난 것은 반도체 산업의 핵심 국가인 네덜란드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9월 방한한 뤼터 총리에게 서초동 삼성전자 전시관 ‘딜라이트’를 직접 안내하며 삼성전자의 사업 현황, 주요 제품, 핵심 기술 등을 소개한 바 있다.
뤼터 총리는 평소 정보통신기술(ICT)·전기차·e-헬스(Health) 등 혁신에 기반한 신산업에도 큰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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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 이 부회장은 벨기에 imec도 찾아 반도체 최신 기술과 연구개발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imec 고위 임원들과 △인공지능 △생명과학 △미래 에너지 등 imec에서 진행 중인 첨단분야 연구 과제에 대한 소개를 받고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보기도 했다고 삼성측은 전했다. 해당 연구과제들은 삼성의 미래 전략 사업분야와도 궤를 같이 해 시너지가 기대된다.
재계는 이 부회장의 imec 방문에서 ‘메모리 초격차’를 넘어 ‘미래 초격차’ 달성을 위한 이 부회장의 결단과 도전 의지가 엿보인다고 풀이했다. 미래 전략사업 분야에서 신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시각이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ASML과 imec 등을 을 연이어 찾은 것에 대해 삼성이 차세대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미래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겠다는 또 하나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가 향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펼쳐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7일 출국한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 벨기에 외에도 독일, 프랑스 등지에서 반도체 장비·전기차용 배터리·5세대(5G) 이동통신 관련 파트너들을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뒤 오는 18일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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