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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 송출수수료에 등골 휘는 홈쇼핑…도미노 위기 우려

눈덩이 송출수수료에 등골 휘는 홈쇼핑…도미노 위기 우려

기사승인 2022. 06. 2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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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절반 이상 수수료로 지출
'플랫폼사들만 사는 구조' 비판
가격인상 등 소비자 부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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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업체들이 과도한 송출수수료에 몸살을 앓고 있다. 방송사업으로 발생한 매출의 절반, 많게는 90%에 가까운 돈을 다시 수수료로 내는 상황이 매해 과도해지고 있어서다. 기형적인 구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수년 째 같은 모습으로 반복되고 있어 이제는 산업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감도 나온다.

문제는 홈쇼핑 업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IPTV(인터넷TV) 같은 방송사업자들로서도 특정 사업 부문에 의존도가 높은 사업구조임은 이달 발표된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사업자 재산상황’에서도 드러났다. IPTV의 경우 방송 사업 매출 중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8.6%,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는 40.3%를 기록하는 등 약 3분의 1을 의존하고 있는 형국이다.

22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 12개사들이 방송으로 거둬들인 매출 중 송출수수료로 내는 비중이 평균 58.9%에 달하고 있다. 어떤 곳은 84.5%를 차지하는 데도 있다. 한마디로 매출의 절반 이상을 자릿세로 내고 있는 셈이다.

상위 4개 업체인 CJ온스타일·GS샵·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조차 3000억원대의 금액을 송출수수료로 내고 있다. 지난해 이들 업체가 올린 영업이익이 각 1000억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벌어서 송출수수료에 다 쏟아붓고 있다. 오히려 이익보다 3배 이상이나 많아 다른 곳에서 벌어 손해를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주요 홈쇼핑사들이 전년 대비해 영업이익이 점점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지난해 1201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CJ온스타일은 전년 대비 33%나 감소했으며,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 등도 각 18.5%, 14% 감소한 1020억원, 1339억원을 기록했다. 이커머스의 비약적인 성장과 OTT 등으로 방송시청률이 떨어지며 시장은 점점 위축되고 있는데 송출수수료만 계속해서 불어나니 업계의 불만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방송사업자들은 홈쇼핑사의 송출수수료로 매년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IPTV가 매출액 중 송출수수료가 28.6%, SO가 40.3%, 위성이 34.1%로 모두 전년보다 증가했다. 홈쇼핑 업계에서 ‘홈쇼핑사들의 희생으로 플랫폼사들이 먹고 사는 구조’라는 날선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송출수수료는 자릿세 개념이 강해 ‘노른자 땅이 비싼 격’이란 시장 논리로 돌아간다. 즉 지상파 인근 번호가 비싸다. 채널을 돌리다 멈추는 일명 ‘재깅효과’ 때문이다. 자릿싸움이 치열해지다보니 가격도 점점 올라간다. 홈쇼핑업체는 채널번호를 잃을 수 없기에 울며겨자먹기로 올린 송출수수료를 감당할 수밖에 없다.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한계에 부딪히면서 업계는 제어장치를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상한제를 둔다든지 임대차보호법처럼 인상에 대해 제한을 두는 장치가 있길 바란다. 현재는 그런 보호 장치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러다가 홈쇼핑 업체 몇 군데가 쓰러진다고 가정하면 송출수수료 의존도가 높은 유료방송사업자들도 돈이 안 도는 건데 어떻게 되겠느냐”면서 “결국 수신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시청자들의 반발도 극심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여파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가능성도 높다. 홈쇼핑 업체들은 송출수수료 부담을 판매 수수료 인상으로 메울 것이고, 그러다 보면 제품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고액의 판매수수료를 낼 수 있는 중소기업들은 매우 한정적이기 때문에 방송에서 이들의 제품이 설 자리가 없어질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 “결국에는 소비자들에게 안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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