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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값 폭등에… ‘확정 공사비’ 카드 꺼낸 건설사

자재값 폭등에… ‘확정 공사비’ 카드 꺼낸 건설사

기사승인 2022. 06. 2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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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설자재 가격 상승 따른 공사비 갈등 지속
비용 부담 절감 등 다양한 방안 쏟아져
확정공사비·옵션 포기 사례 나와
단지 고급화 등 최근 몇년간 분위기와는 딴판
평택영신지구 평택시 공사중지 명령에 사업 흔들
최근 자재가격 급등으로 재건축·재개발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비사업장 곳곳에서 옵션 무상 제공 포기나 확정 공사비 약속 등 다양한 방안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아시아투데이 DB
재건축·재개발 등 주택 정비사업장 곳곳에서 최근 자재가격 급등에 따른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지속되자 옵션 무상 제공을 없애거나 일정 기간 공사비를 올리지 않겠다는 등 다양한 방안이 쏟아지고 있다. 시공사의 경우 긴축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확정공사비의 경우 자칫 시장의 물가상승률 변동 폭에 따라 손해를 볼 수도 있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 부곡2구역 재개발 단지에서는 수주에 나선 포스코건설이 확정공사비를 조합에 제안했다. 착공 예상 시기인 2024년 12월까지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포스코건설이 제안한 공사비는 3.3㎡당 579만원이다. 이는 수주에 나선 GS건설보다 3.3㎡당 50만원 정도 높은 금액이다. GS건설은 포스코건설에 비해 공사비는 낮지만 물가상승률 내에서 올릴 계획이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지난해 철거건물 붕괴사고가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권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확정공사비를 제안했다. 추후 공사비 인상 요인이 있어도 조합원에게 추가 부담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현산은 올해 2월 4200억원 규모의 경기 안양시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도 입찰일부터 변동 없는 확정공사비 등을 제안해 롯데건설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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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제품 등 옵션 제공을 포기하는 사업장도 늘고 있다.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조합은 최근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공사비 협상을 마쳤다. 여기에는 현대건설이 조합원에 무상 제공키로 했던 김치냉장고와 전기오븐 등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담겼다. 현대건설은 2017년 시공사 선정 당시 수주에 나서면서 조합원에게 가전제품을 무상 제공하겠다고 공약했다. 조합 관계자는 “가전제품 일부를 포기하더라도 공사비 상승 폭을 줄이고 공사를 서두르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단지명 ‘래미안 원베일리’) 조합은 커뮤니티 설계 일부를 조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예산 범위 내에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조합 관계자는 “원자재 공급난 등으로 인해 공사비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어 내부 시설 최고급화만을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커뮤니티 시설 추가·가구 수 증가 등 설계 변경을 이유로 공사비를 10% 이상 올려달라고 조합에 요청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비사업장마다 설계 고급화 등을 내세웠던 최근 몇 년간 분위기와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며 “일반 분양수익이 제한된 상황에서는 사업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공사 자체에 집중하는 게 최선인 것 같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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