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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세 생일 맞는 달라이 라마...한국인 대면법회 재개 등 광폭행보

87세 생일 맞는 달라이 라마...한국인 대면법회 재개 등 광폭행보

기사승인 2022. 07. 0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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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비행 어려워지면서 한국 불자 위한 자리 줄어
이번 법회 통해 한국 불자와 소통 및 대외 우려 불식
달라이 라마 부재 우려 달리기 위해 장수 의지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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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가 지난달 29일 인도 다람살라 남갤사원에서 열린 봉정법회 참가한 한국인 불자들을 대상으로 보리심과 공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출처=불광미디어
오는 6일 87세 생일을 맞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14세(법명 텐진 갸쵸)가 최근 한국인 대상으로 대면법회를 재개해 관심이 쏠린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법회는 이번이 처음으로 고령을 둘러싼 티베트 공동체와 대외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행보였다.

4일 불교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년만에 재개된 달라이 라마 대면 친견법회에는 불광출판사가 발간한 ‘불교과학철학총서-1. 물질세계’ 한국어판이 봉정됐다.

지난달 29일 인도 다람살라 남걜사원에서 열린 봉정법회는 한국 불자들을 위한 달라이 라마 대면법회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류지호 불광미디어 대표와 책을 번역한 티벳하우스코리아 원장 남카스님, 한국 불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해당 책은 달라이 라마가 기획하고 직접 서문을 쓸 정도로 공을 들인 저서다.

특히 번역자 남카스님은 달라이 라마와 같은 겔룩파 승려로 티베트 불교를 전 세계로 포교하는 첨병 역할을 하는 교학(敎學) 박사인 ‘게쉐(Geshe)’다. 부산 광성사의 소남스님과 함께 국내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티베트 승려다.

이날 달라이 라마는 책 발간과 관련한 남카스님의 보고를 받은데 이어 한국어판 발간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한국 불자들을 위해 ‘불교와 과학’을 주제로 40여 분간 법문했다.

달라이 라마는 “근래 들어 과학자들이 불교가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건강한 몸과 마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게 된 것에 대해 크게 기쁘게 생각한다”며 “반대로 나 역시 물리학 등 과학자들의 발견을 통해 불교교리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불교심리학의 내용이 점점 깊어지는 것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교 신자가 이런 것에 대해 살펴보는 것은 결국 보리심과 공성을 키우고자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항상 다른 이들도 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어떤 존재도 고통을 원치 않고 행복을 원한다. 남북으로 갈라진 한국의 상황도 이러한 지혜로 슬기롭게 풀어나가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달라이 라마의 방한은 한국 불자(佛子·불교 신자)의 오랜 소망이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반발이 늘 걸림돌로 작용했고 친견을 원하는 불자들은 달라이 라마의 일본 법회 때에 맞춰 일본으로 가야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고령인 달라이 라마가 건강관리 차원에서 장거리 여행에 나서지 않기로 하면서 한국 불자들은 친견 기회를 잃었다. 이번 법회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한국 불자들을 배려한 것이면서 고령임에도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드러낸 자리기도 했다.

달라이 라마의 건강은 불교계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관심사다. 인도 망명정부에는 까르마파17세 같이 티베트 4대 종파 중 하나인 까규파의 수장도 있지만 달라이 라마를 대체할 정도는 아니란 평가를 받는다. 다람살라 티베트 망명 정부는 이미 정교분리가 돼 민주정부가 통치하고 있다. 그러나 망명정부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건 달라이 라마의 활동과 연계된 면이 크다. 만일 달라이 라마가 열반할 경우 강경한 중국 정부의 외교 정책과 맞물려 티베트 망명정부는 국제적인 관심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달라이 라마도 이런 우려를 충분히 의식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티베트불교 사꺄파의 주관으로 인도 다람살라 츠글라캉 사원에서 열린 ‘장수기원법회’에서 “내가 오래 살지 않으면 티베트인들의 염원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에 나 자신도 100세 이상 살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2020년 12월 10일 쫑까파 대사 열반일 기념 법문에서 장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호언장담일 수도 있는 발언이지만 누누이 이런 메시지를 강조하면서 대외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그만큼 달라이 라마 공백에 대한 티베트인의 우려가 크다는 방증이다.

인도에서 달라이 라마의 한국어 통역을 맡았던 박은정 나란다불교학술원 원장은 “종파를 초월해 티베트 사회를 통합할 수 있는 지도자는 달라이 라마 존자뿐”이라며 “현지에서 겪어보니 서구 사회와 오피니언 리더들이 티베트인들에게 관심을 두고 지원을 하는 배경에는 존자님이 있다. 존자님이 활동하고 안 하고는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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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다람살라 남걜사원에서 열린 봉정법회에 참가한 한국 불자들이 법회 시작에 앞서 달라이 라마에게 예를 올리고 있다. 이날 참가한 한국 불자는 50여 명에 달한다./출처=불광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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