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고인돌 훼손한 김해시 공개 사과

기사승인 2022. 08. 0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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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전문가 협의·자문 거쳐 사업 재추진
구산동 지석묘
세계 최대 규모 지석묘로 확인된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경남도기념물 제280호) 정비사업 전경./제공=김해시
가야왕도를 자부하는 경남 김해시가 세계 최대 크기로 추정되는 구산동 지석묘(경남도기념물 제280호)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유적지를 훼손해 공개 사과하는 망신을 당했다. 시는 복원 사업에 미숙했던 부분을 인정하며 문화재청의 조치사항 통보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다. 또 관계 전문가 협의와 자문을 거쳐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복원정비사업을 재추진한다는 입장이다.

7일 김해시 등에 따르면 김해시가 구산동 지석묘를 복원해 공원화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유적지 일부를 훼손해 문화재청이 전문가를 급파해 피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구산동 지석묘는 2007년 구산동 택지개발지구 공사 당시 땅속에서 발견됐으며 길이 10m에 너비 4.5m, 무게 350t 규모로 세계에서 가장 큰 고인돌로 알려져 있다. 묘역 크기도 너비 19m, 잔존 길이가 86m에 달해 면적 단위로도 1652㎡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다.

시는 지난 5~6월 이곳 현장에서 상석(고인돌) 아랫부분의 박석(얇고 넓적한 돌)을 비롯한 묘역의 기단석(기초로 쌓는 돌) 일체를 들어냈다.

기단석은 상석이 세워진 시기(약 2000년전으로 추정)와 같이 축조됐던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로 쌓는 방식과 형태 자체가 고인돌 축조 기술을 풀 수 있는 핵심 요소로 평가받아 고고학적 가치가 매우 크다. 이 때문에 기단석 등을 함부로 건드리거나 들어내서는 안되지만 시는 문화재청의 허락도 없이 현장에 고고학 전문가를 입회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했다.

이곳 현장은 현재 복원공사 중지명령이 내려졌고 문화재청은 문화재위원회 매장·사적분과 위원들을 급파해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오랜 세월 비바람에 소실된 박석 부분을 새롭게 채워 넣어 선사시대 원형을 복원하기 위해 수작업으로 기존 박석을 보존 처리한 것으로 한 언론의 보도처럼 장비를 사용한 훼손은 없었다"라며 "구산동 지석묘가 경남도 문화재여서 경남도의 현상변경허가만 받고 문화재청 협의를 빠트린 부분은 세세하게 챙기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한편 구산동 지석묘 복원정비사업은 16억 7000만원을 들여 지석묘가 가진 가치를 보호하는 가운데 지석묘가 소재한 구산동 1079번지 4600㎡ 일원의 환경을 정비하는 사업으로 2020년 12월 착공 이후 당초 올해 8월 완공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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