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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총선도 우파연합 승리…최초 女총리·극우정권 탄생 유력

伊 총선도 우파연합 승리…최초 女총리·극우정권 탄생 유력

기사승인 2022. 09. 2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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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aly Elections <YONHAP NO-3151> (AP)
이탈리아 극우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l)을 이끄는 조르자 멜로니 대표가 25일(현지시간) 로마에 위치한 선거본부에서 우파 연합의 승리가 점쳐지자 '고마워요 이탈리아'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사진=AP 연합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이탈리아에서 극우 정권이 탄생하게 됐다. 25일(현지시간) 실시된 이탈리아 조기 총선에서 극우 정당이 주축이 된 우파 연합의 승리가 확실시되면서 사상 첫 여성 총리의 탄생과 더불어 혼란한 유럽 정세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Rai)의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우파 연합이 41~45%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정부 구성에 필요한 최소 득표율 40%를 넘겼으며, 상·하원에서도 모두 넉넉하게 과반 의석을 확보할 전망이다.

우파 연합은 조르자 멜로니(45) 대표가 이끄는 이탈리아형제들(Fdl),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이 대표인 동맹(Lega),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설립한 전진이탈리아(FI) 등 세 정당이 주축이다. 정당별 득표율은 이탈리아형제들이 22~26%, 동맹이 8.5~12.5%, 전진이탈리아가 6~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탈리아형제들은 지난 2018년 총선에서 득표율이 4%대에 그쳤으나 이번에는 제1당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반면 총리를 지낸 엔리코 레타 민주당(PD) 대표가 이끄는 중도좌파 연합의 득표율은 25.5~29.5%에 그쳤다. 민주당은 "나라에게 슬픈 밤"이라며 사실상 패배를 인정했다.

출구조사 발표 뒤 멜로니 대표는 "이탈리아 국민은 이탈리아형제들이 이끄는 중도우파 정부에 명백한 지지를 보냈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이어 이탈리아형제들에게는 자랑스러운 밤이지만 이번 선거결과는 출발점일 뿐 종착점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우파 연합의 세 정당은 지난 7월 최다 득표를 한 당에서 총리 후보 추천 권한을 갖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큰 이변이 없다면 우파 연합에서 최대 지분을 가진 멜로니 대표가 총리직을 맡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멜로니 대표가 총리직에 오르면 이탈리아는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를 맞이하게 된다.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 '여자 무솔리니'로 불리는 멜로니 대표는 반이민, 반EU, 강한 이탈리아 등 뚜렷한 극우 색채를 띄며 지지를 얻어왔다. 멜로니 대표가 창당한 이탈리아형제들은 '이탈리아의 히틀러'로 불리는 베니토 무솔리니의 계보를 잇는 파시즘 정당이다.

유로존 3위 경제 대국인 이탈리아에도 극우 정부가 들어서게 되면서 유럽의 '극우 바람'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 6월 프랑스 총선에서도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이 정통 보수정당 공화당(LR)을 제치고 우파 1당이 됐으며, 지난 11일 치러진 스웨덴 총선에서는 네오 나치에 뿌리를 둔 극우 성향의 스웨덴 민주당이 20%가 넘는 득표율로 원내 제2당에 올랐다.

이날 이탈리아 총선에서 우파 연합의 승리 소식에 유럽 극우 정치인들은 재빠르게 환영 인사를 보냈다.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멜로니 대표를 축하했고, 스페인 극우 정당 '복스'의 산티아고 아바스칼 아바스칼 대표도 "수많은 유럽인들이 이탈리아에 희망을 걸고 있다"고 축하했다.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운 가운데 이번 이탈리아 총선 결과로 EU 결속 약화 가능성이 더 커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멜로니 대표는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며 EU의 제재를 받고 있는 빅토리 오르판 헝가리 총리를 옹호한 바 있다. 또 멜로니 대표와 함께 우파 연합의 주축인 살비니와 베를루스코니는 대표적인 친푸틴 인사로 분류된다. 다만 멜로니 대표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입장이어서 차기 정부가 내분에 휩싸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차기 정부가 당장 극우 색채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탈리아는 2026년까지 코로나19 회복기금으로 EU에게서 1915억유로(약 264조원)을 받을 예정이다. 마크 라자르 파리정치대학 교수는 "이탈리아는 이 기금을 빼앗길 여유가 없다"면서 멜로니 대표가 EU를 상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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