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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입자 모르는 집주인 변경은 전세금반환소송 대상

[칼럼] 세입자 모르는 집주인 변경은 전세금반환소송 대상

기사승인 2022. 10. 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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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숙 부동산 전문변호사
"어느 날 갑자기 집주인이 다른 사람에게 집을 팔아서 집주인이 바뀌었습니다. 문제는 저에게 사전통보도 없이 이뤄진 결정이라는 겁니다. 저는 새로운 집주인에 대한 신용정보를 알지도 못하는 상황이라 계약을 유지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 경우 임대차계약 해지를 하고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사전통보 없이 이뤄진 집주인 변경은 세입자의 마음을 졸이게 하는 변수가 된다. 계약 당시 세입자는 등기부 등을 통해 집주인의 채무(빚) 상태를 확인해 계약했지만, 새 집주인의 채무 상태는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나 사전통보가 없었던 집주인 변경이라면 전세금을 제때 돌려받을 수 있을지 혼란을 겪기도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입자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지만, 계약 기간 중 집주인이 바뀌었다면 세입자는 임대차계약 해지를 통보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전세금 반환소송도 제기할 수 있다.

주택 임대차에서 집주인과 세입자는 '전세권'이라는 채무관계에 놓인다. 즉 세입자는 계약기간이 끝나면 돌려받을 보증금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채무관계는 당사자 간의 계약이므로 부동산을 다른 사람에게 넘길 때는 상대방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세입자는 돈을 돌려받아야 할 채권자이기 때문에 세입자의 동의가 없는 채권 승계는 법적인 효력이 없다.

실제로 계약기간 중 집주인이 다른 사람에게 부동산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세입자가 전세권 승계를 거부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대법원 1998. 9. 2. 98마100). 반면 집주인 입장에서는 다른 사람이 새 집주인이 되는 순간 채무적인 의무도 승계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돈을 받아야 할 세입자의 입장은 다르다. 가령 A가 B에게 돈을 빌려주었고 어느 날 채무자인 B가 C를 데려와 앞으로 C가 돈을 갚을 것으로 통보한 상황이라 가정해 보자.

이 경우 채권자인 A 입장에서는 일면식도 없는 C의 신용을 믿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돈을 받아야 할 입장인데 아무런 신용 정보가 없는 C가 돈을 갚지 않는다면 A에게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권과 관련된 양도·양수 계약에서는 채권자의 동의가 중요한 법적 효력을 갖는다. 이를 임대차 관계로 대입하면 세입자는 계약이 끝날 때 돈을 받아야 할 채권자이므로 세입자가 집주인 간 전세권 승계를 거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세입자가 거부할 수 있다는 말은 새 집주인과의 계약 관계를 거부할 수 있다는 뜻이지, 집주인 간 부동산 거래를 못하게 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렇다면 집주인 간 전세권 승계를 세입자가 거부한다면 임대차 계약은 어떻게 처리될까.

임대차 계약에서 집주인의 역할은 세입자에게 집을 임대하여 사용 수익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세입자가 새 집주인에게 승계될 이 의무를 거부했기 때문에 그 순간 계약은 해지 된 것으로 봐야한다.

물론 세입자는 정해진 계약 기간 안에서는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하지만 임대차 계약서상 계약을 맺은 전 집주인이 더는 집주인이 아니기에 법적인 계약 효력이 사라지는 것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전 집주인에게 전세권 승계에 대한 거부와 이로 인한 임대차 계약해지 의사를 명확히 전달해야만 해지 효력이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만약 전 집주인이 이를 거부한다면 세입자는 전 집주인을 상대로 전세금반환소송을 제기해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전세금반환소송이란 계약이 해지됐음에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집주인을 상대로 세입자가 전세금을 돌려받기 위해 제기하는 소송을 말한다.

한편 집주인의 채무 승계는 채권자인 세입자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반대로 세입자의 채권 승계는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

다시 말해 세입자가 다른 사람에게 빚을 진 경우 보증금으로 채무 관계를 정리하려는 경우다. 집주인은 어차피 돈을 돌려줘야 하는 채무자이기 때문에 채권자가 바뀐다고 해서 손해 볼 것이 없어 세입자가 채권양도통보만 한다면 동의절차 없이도 채권자 변경이 가능하다.

이후 전세금반환청구권이 세입자의 채권자에게 승계된다면 계약이 끝날 때 집주인은 세입자가 아닌 세입자의 채권자에게 전세금을 반환하면 된다.

정리하면 집주인이 바뀔 때 전세권 승계는 채권자인 세입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단 세입자가 집주인이 변경된 사실을 알고도 상당한 기간 이의제기를 하지 않고 임대차 관계를 계속했다면 동의한 것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전세권 승계를 막기 위해선 전 집주인에게 해지 의사를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만약 세입자가 집주인 간 전세권 승계를 거부한다면 계약이 해지 되고 전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줘야 한다. 반대로 세입자가 전세금반환청구권을 다른 사람에게 승계할 때는 집주인의 동의절차 없이 채권양도통지절차만으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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