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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불매운동 ‘파고’ 극복하면 ‘사랑’ 받을 수 있다

[칼럼] 불매운동 ‘파고’ 극복하면 ‘사랑’ 받을 수 있다

기사승인 2022. 12. 14.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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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SPC 계열사의 산재로 촉발된 불매운동이 두 달째에 접어들고 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더 찾게 되는 호빵과 크리스마스와 송년회 등 케이크 수요가 폭발하는 시기가 다가왔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에 대한 속마음은 무엇일지 궁금하다.

SPC는 10월 21일 그룹 회장의 대국민 사과 이후 약 40일간 고용노동부가 인증하는 4개 외부 전문기관의 안전진단을 받았으며 진단 결과 사업장별 평균 10여건의 개선 조치를 시행했다. 이어 안전경영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이 위원회는 노동조합과 함께 '근로환경 태스크포스(TF)'를 발족시켰다. 이러한 노력들이 얼마나 진정성있게 지속적으로 실천되는가에 따라 소비자들의 마음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불매운동에 대처하는 기업의 자세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한다.

첫째, 인터넷 시대에 있어 시장의 힘은 소비자에게로 상당 부분 이동했다. SNS 등을 통해 너무나 빠르게 정보가 확산되고 공유되기 때문에 기업의 잘못이 사소하거나 내부적인 일이라 해도 전국적으로 순식간에 퍼질 가능성은 항상 있다. 그런데 많은 수의 직원, 작업장, 판매처 등이 아무리 잘 관리된다 해도 실수나 잘못은 발생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발생 이후의 대처가 중요하다. 기본 원칙은 초기에 빠르게 최선을 다해 진정성 있게 대처하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속담이 바로 여기에 적용된다.

둘째,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이다. 고객의 소리(VOC)는 고객들이 불편하게 느끼는 점이나 문의 사항들이 다양한 고객채널로 접수돼 데이터베이스화되는 것이며, 실시간 혹은 주기적으로 분석돼 개선을 도모한다. 마찬가지로 근로현장에서 직원들이 불편하게 느끼는 점이나 문제점도 접수돼 실시간 혹은 주기적으로 분석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구매 현장과 작업 현장의 정보는 가장 생생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의 소리 채널처럼 직원들의 고충 또는 현장의 문제점을 입력할 수 있는 채널이 필요하며, 이런 소중한 정보들은 지속적으로 성실하게 분석하고 반영해야 한다.

셋째, 얼마 전까지 유행이었던 기업들의 ESG 경영이 최근 경제의 어려움 때문에 그 열기가 식어가는 조짐이다. 사실 생존도 위협받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환경(E), 사회적 관점(S), 거버너스 관점(G)보다는 재무적 또는 판매적 관점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그런데 문제는 소비자들은 ESG 관점을 점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ESG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소비자들의 부정적 의견이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넷째, 불매운동은 기업들에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운다. 좋은 이미지 형성을 위해 광고나 홍보로 막대한 비용을 쓰는 것을 생각할 때, 기업 잘못으로 빚어진 결과이지만 참으로 안타까울 것이다. 그 뿐 아니다. 부정적 이미지는 잠복하고 있다가 그 기업이 다른 잘못을 저지르게 되면 꺼지지 않은 불씨가 다시 타오르는 결과를 보이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남양유업의 사례에서 발견할 수 있다. 고로 부정적 이미지를 걷어내는 일이 중요하며, 이것은 급하게 서둔다고 될 일은 아니다.

사실 인터넷 시대에 소비자들은 때로 무섭다. 그리고 소비자마다 기업의 잘못에 대한 의견의 강도도 다양하다. 때론 적대적인 소비자들도 발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기업이 망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확실하게 고쳐서 좋은 기업으로 남아있기를 바란다. 불매운동의 파고를 잘 극복하고 소비자들이 사랑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나이키의 사례가 또 생기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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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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