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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학 칼럼] 폭군 김정은, 당신은 정말로 행복한가?

[강성학 칼럼] 폭군 김정은, 당신은 정말로 행복한가?

기사승인 2023. 01. 1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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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학 고려대 명예교수 인터뷰
강성학 고려대 명예교수
"당신은 정말로 행복한가?" 이 질문을 우리는 폭군 김정은에게 직접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답변의 실마리는 역사적 사례에서 간접적으로 찾을 수 있다. 그리스 역사가 크세노폰(Xenophon)은 기원전 5세기경 그리스의 유명한 서정시인 시모니데스(Simonides)와 시라큐스의 폭군 히에론(Hieron) 사이에 이루어진 바로 이 문제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기록하여 후세에 남겼다.

시인 시모니데스는 폭군 히에론에게 당신은 과거에 사적인 인간이었다가 지금은 폭군이 되었다며 이렇게 말한다.


시모니데스: "당신은 사적인 삶과 폭군의 삶을 둘 다 경험했으니 폭군의 삶과 사적인 삶이 인간의 기쁨과 고통이 어떻게 다른지를 나보다 더 잘 알 것이다. 나는 사적인 인간으로서 사적 인간들의 기쁨과 고통을 눈과 귀, 코와 입, 그리고 아름다운 여인과의 사랑을 통해 관찰했다고 믿는다. 그리고 차고 뜨거운 것, 단단하고 부드러운 것, 그리고 무겁고 가벼운 것에 대해 우리는 육체를 통해 기뻐하고 괴로워한다. 그리고 우리는 좋고 나쁜 것에 의해서, 그리고 때로는 영혼에 의해서만 그리고 다른 때에는 영혼과 신체 공통에 의해 기쁘고 고통스럽다."

히에론: "폭군이라고 해서 당신이 말한 것들을 다르게 인식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폭군의 삶이 사적인 삶과 다르다는 것은 알지 못한다."

시모니데스: "그러나 다르다. 폭군의 기쁨은 이런 각 수단을 통해 몇 배가 되고 고통은 훨씬 더 적다."

히에론: "아니다 폭군들은 적당한 수단으로 살아가는 사적인 사람들보다 훨씬 적은 기쁨을 누리고 훨씬 더 많은 고통을 겪는다."

시모니데스: "믿을 수 없는 말이다. 그렇다면 왜 모두가 폭군들을 부러워하는가?"

히에론: "그것은 그들이 두 가지의 삶을 경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관해서 추측을 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시작한 눈으로 보는 것을 가지고 시작함으로써 내가 진실을 말한다는 것을 당신에게 가르쳐주려 한다. 첫째로, 폭군은 눈을 통해 보는 것에서 불리하다. 다른 나라들에는 다른 것들이 많다. 사적인 인간은 구경을 위해 어느 곳이나 어느 나라에도 갈 수가 있다. 그러나 폭군들은 그런 것들을 별로 보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들이 그런 곳에 가기에는 안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모니데스: "보는 것에서 불리하다면, 귀로 듣는 것에서는 적어도 이득을 얻는다. 당신은 찬양, 즉 달콤한 소리가 부족하지 않다. 왜냐하면 당신 앞에서 당신이 말하는 것과 행동하는 모든 것을 칭송하기 때문이다."

히에론: "나쁜 것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사람으로부터 폭군이 무슨 기쁨을 얻겠는가? 아첨을 위해 칭송을 하는 자들로부터 무슨 기쁨이 있다는 것인가?"

시모니데스: "그렇다. 가장 달콤한 칭송은 가장 자유로운 사람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히에론: "다수의 사람들은 우리가 입으로 사적인 사람들에게는 제공되지 않는 음식과 술을 보다 기쁘게 먹고 마신다고 믿는다. 물론 식탁은 언제나 풍성하게 준비되어 있다. 그런 충분한 것을 넘는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금방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폭군들은 적당히 사는 사람들보다 입맛이 없어 괴롭다. 기쁘게 먹는 사람들에게 영혼을 약화시키는 사치스러운 것들은 필요하지 않다."

시모니데스: "당신이 바르는 값비싼 향수로 당신의 코는 더 기쁘지 않은가? 그러나 이것은 당신 자신보다는 당신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이 기쁘겠다. 아름다운 여인을 당신이 즐기는 것만으로도 위험스럽게 폭정을 낳는 데 가깝다. 왜냐하면 당신은 보기에 가장 아름다운 여인과 언제나 섹스를 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히에론: "이 점에서 폭군들은 사적인 사람들보다 더 큰 불리함에 처해있다. 낮은 사람과의 결혼은 아주 불명예스럽고 무용하다. 최고의 기쁨은 최고의 자부심을 가진 여자의 관심이다. 노예들의 관심은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 사랑은 가까이 있는 것이 아니라 희망하는 것을 갈망하는 데 기쁨이 있다. 갈증을 경험하지 않는 사람이 물을 마시는 것처럼 진정한 사랑의 경험이 없는 폭군은 가장 아름다운 여인의 가장 달콤한 기쁨의 경험이 없다. 폭군은 여인을 복종시키는 것이지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니다. 또한 폭군은 사랑하는 자들을 믿는 것이 절대로 불가능하다. 폭군에 저항하는 음모는 바로 그를 가장 사랑하는 척하는 사람들이 꾸민다. 나는 잘 때나 술에 취할 때에는 매복을 경계해야 한다."

시모니데스: "그래도 명예는 위대한 것이고 인간들 모두가 그것을 위해 모든 수고를 아끼지 않고 모든 위험을 감수한다. 당신도 그것을 좇지 않는가?"

히에론: "강요된 섹스가 진정한 사랑이 아닌 것처럼 강요된 명예는 진정한 명예가 아니다."

시모니데스: "폭군이 그렇게 비참하다면 당신을 포함하여 왜 아무도 그 자리를 자발적으로 포기하지 않는가?"

히에론: "이 점에 있어서도 역시 폭군은 아주 비참하다. 폭군은 권력을 포기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가 권좌에서 내려오면 즉시 그동안 빼앗긴 자들에 의해 보복을 당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폭정을 포기할 수도 없다."

오늘날 폭군 김정은 처지가 지금까지 서술한 폭군 히에론의 처지와 비슷하거나, 아니면 그보다도 더 심각하게 비참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렇지 않은가? 비참한 북한 인민의 피바다 위에 홀로 떠 있는 작은 섬으로서 폭군 김정은, 당신은 정녕코 행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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