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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감산으로 돌아설까… “턴어라운드 빨라지고 주가 뛰어오를 것”

삼성전자, 감산으로 돌아설까… “턴어라운드 빨라지고 주가 뛰어오를 것”

기사승인 2023. 01. 2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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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삼성, 반도체 기술적 감산 나설 것” 관측
삼성도 14년만에 첫 반도체 적자 가능성
“감산 없이 버텨, 시장 점유율 늘릴 수도”
반등 하반기… 새 CPU·비트코인·美 금리 등 변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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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평택캠퍼스 전경. /제공 =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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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불황에도 생산량을 줄이지 않겠다고 한 삼성전자가 올해 감산에 나설까. 전문가들은 삼성이 기술적 감산조치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하면서 만약 본격 감산에 나선다면 규모에 따라 주가는 큰 폭으로 뛰어오르고 시장 전체 턴어라운드가 분기 이상 빨라질 것으로 봤다.

반대로 감산 없이 버텨내며 시장 점유율을 늘릴 기회로 잡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삼성전자 역시 14년만에 최대폭의 반도체 적자를 감내해야 할 것이란 관측이다.

25일 삼성전자 및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글로벌 D램 평균 고정단가는 2021년 3분기 4.1달러에서 지난해 3분기 2.86달러, 4분기 2.38달러로 급격한 하락 국면에 있다. 고물가·고금리에 전세계 소비가 줄고 반도체 재고가 쌓이면서 발생한 일종의 공급과잉 상태다. 난관에 빠진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키옥시아가 일제히 웨이퍼 투입량을 20~30% 축소하며 생산량 조정을 시사했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후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감산'에 대해선 이렇다 할 입장 변화가 없는 상태다. 오는 31일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생산 전략에 대해 구체화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감산에 들어가면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 시점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시장의 공급량의 40% 이상을 삼성이 쥐고 있어서 그렇다. 그런 삼성도 업황이 예상 보다 크게 악화 된다면 결국 감산에 나설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반도체 연구위원은 삼성의 설비투자가 일부 줄고 있다는 관측과 관련해 "삼성이 만약 원래 하려던 장비 투자를 안하게 되면 올 하반기 양산 계획이 늦춰져 업황이 회복되는 시기를 더 빨라지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송 연구원은 또 "계속 돌아가고 있는 반도체 라인 중간중간 장비들을 재배치 하고 정비하는 과정에서도 생산량이 줄 수 있다"고 했다. 업계가 얘기하는 '기술적 감산'의 방법 중 하나다.

송 연구원은 "삼성은 이번 컨퍼런스콜에서도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 정도의 입장을 낼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만약 감산을 한다면, 그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시장 턴어라운드가 분기 이상 당겨질 수 있고 당장 주가에도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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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평택공장 생산라인 전경. /제공 = 삼성전자
증권가에선 뚜렷한 감산 없이는 삼성 반도체 역시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봤다. 현실화 된다면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최근 IBK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이미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부터 메모리 부문에서 적자가 발생했고 올 1분기부턴 조단위 적자가 계속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성철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학회 전문위원은 "4분기 70% 가까이 삼성전자 실적이 빠졌는데 시장에 재고도 많고 수요도 늘어날 기미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 적자 관측이 많은 상황"이라고 했다. 반도체가격 반등 시기로는 하반기를 지목했다. 강 전문위원은 "상반기는 재고 때문에 힘들어 보이고 하반기는 업계의 감산 등의 영향으로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특히 인텔의 사피이어래피즈 출시로 인한 DDR5 공급이 반도체 업황을 끌어 올릴 모멘텀이 될 것으로 봤다. 강 전문위원은 "2년 이상 걸려 개발한 인텔 새 CPU 출시로 시장 주력상품이 빠르게 체인지 될 수 있다"고 했다. 비트코인 활성화 바람도 반도체 업황 반등을 부추길 요소로 봤다. 그는 "채굴할 때 메모리를 많이 쓰기 때문에 새로운 수요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이 최대한 감산 없이 버틸 것이란 시각도 있다. 김형준 서울대 명예교수(차세대 반도체사업단장)는 "과거 삼성이 반도체 혹한기에도 시장 점유율을 계속 늘려간 선행학습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D램과 낸드에서 1위를 하고 있고 많은 유보금이 있어 감산할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경쟁사들이 감산을 하든 안하든, 삼성은 적자를 보더라도 견딜 수 있는 체력이 있다는 시각이다.

김 교수는 "당장 힘들겠지만 끝나고 나면 삼성의 시장점유율은 더 늘어날 것 같다"며 "경쟁사들이 감산하면 삼성은 계속 재고를 갖고 있다 호황기에 풀어 점유율을 늘리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그는 또 "하이닉스나 마이크론은 삼성의 감산 얘기를 굉장히 고대하고 있을 것"이라며 "감산하는 순간 평균 단가가 올라가기 때문인데, 삼성은 그렇게 안할 것 같다"고도 했다.

김 교수도 반도체 업황 반등 시기로 하반기를 지목했다. 김 교수는 "기대인지 모르겠지만 하반기 미국이 빅스텝 대신 금리를 내리는 신호를 하면, 시장에서 돈을 쓰기 시작하고 곧바로 전방산업이 살아나 후방 반도체 가격이 회복되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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